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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법치’ 국가라는 사실은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특검법)에서도 드러난다.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목적은 두 가지다. 첫째는 국회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등을 이유로 특별검사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본회의에서 의결한 사건, 둘째는 법무부장관이 이해관계 충돌이나 공정성 등을 이유로 특별검사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건이다.하지만 두 번째 이유로 특검까지 가는 사례는 드물고, 대다수 특검 수사는 국회가 결정하게 된다. 다시 말해, 특검을 두게 되는 근본 목적이 수사의 중립성과 공정성 때문이다. 수사의 중립성과 공정성
사설
자유일보
2025.11.2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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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안정을 위해 중앙은행 대신 연금공단이 나서는 나라가 한국이다.지난 1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과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연 지 열흘 만에 기획재정부·보건복지부·한국은행·국민연금이 참여하는 ‘외환시장 4자 협의체’가 마련됐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사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정부와 외환당국이 모여 대책을 논의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협의체가 만들어진 것은 처음이다기재부는 "국민연금 등 주요 외환수급 주체들과 협의해 환율을 안정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환율을 내리기 위해 국민연금의
사설
자유일보
2025.11.2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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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집단 자위권 행사 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지난 7일. 이 발언이 2주일여 지나는 동안 눈덩이처럼 부풀었다. 중국은 오랜만에 대일(對日) 외교 공격의 찬스를 잡은 듯, 유엔·G20·국제원자력기구(IAEA) 회의 등 국제무대 전방위에서 일본 때리기에 나섰다.중국은 내년 1월 일본에서 한·중·일 정상회담을 개최하자는 일본측 제의를 거부하고 있다. 중국은 다카이치 총리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기 때문에 3국 정상회의에 참가할 수 없다는 입장을 23일 다른 외교 경로를 통해 의사를 전달했
사설
자유일보
2025.11.2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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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이 다시 현란한 말발을 과시하고 나섰다. 조국은 23일 조국혁신당 전당대회에서 찬성 득표율 98.6%로 당 대표로 선출된 후 "행복이 권리가 되는 나라"를 주장하며 주거권과 토지공개념·행정수도 이전·전세 사기 특별법 즉각 통과·토지 주택은행 설립 등을 내세웠다. 강남권 공공 임대 주택 공급과 감사원·헌법재판소·대법원·대검찰청 등의 지방 이전 등도 빠지지 않았다.조국의 약속은 부동산 시장에 그치지 않았다. "지금부터 개헌의 시간"이라며 시민사회까지 참여하는 개헌연대를 만들자고 주장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지방분권 개헌을 두고 동시
사설
자유일보
2025.11.2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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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우크라이나 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에 대한 강제송환 금지와 인도적 보호 조치를 촉구하는 성명을 21일 발표했다. 결론부터 말해, 안 위원장의 성명은 시의적절하면서도 대한민국 국가인권위원장으로서 우리 헌법과 국제 인권규범에 합당한 처사이다.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군과 전투 중 포로가 된 북한군 이모씨, 백모씨는 지난 10월 28일 현지 언론을 통해 "대한민국으로의 송환을 원한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지난 19일 MBC ‘시선집중’은 이들을 인터뷰한 영상을 내보냈는데, 만약 북한
사설
자유일보
2025.11.2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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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의 염전 노예 문제가 한미 간 인권 현안으로 번지고 있다.주한 미국대사관은 최근 신안의 한 염전주가 60대 지적장애인 A씨를 10년간 무임금으로 일을 시킨 혐의에 대해 진상 파악에 나섰다. 미 대사관은 A씨가 그간 구조되지 못한 이유, 신안군이 지난 2023년 염전주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뒤에도 A씨가 염전주와 분리되지 않은 이유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4월 미국 정부는 신안 태평염전에서 생산한 천일염의 수입을 막았다. ‘염전 노예’ 사건으로 인권을 침해했다는 이유였다. 미 국무부가 매년 발간하는 ‘인신매
사설
자유일보
2025.11.2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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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운영위에서 민망한 모습이 연출됐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에게 "내년 정부 예산에서 청년 전세가 될 수 있는 정부 대출, 정책 대출을 거의 다 잘랐다. 전세자금에 보탤 디딤돌, 버팀목 대출 경우 3조 원 이상을 잘라냈다"며 김 실장의 딸을 거론한 데 대해 김 실장이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라"며 격노한 것이다.김 의원의 발언은 주택 문제로 고민하는 청년들 심리에 김 실장이 공감해달라는 취지였다. 당신 딸도 전세를 살고 있는데 청년들이 전세를 얻어 자가 보유로 갈 수 있는 사다리를 걷어차지 말라는 의미였
사설
자유일보
2025.11.20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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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가 ‘북한인권’ 용어 지우기에 나선 모양이다. 통일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북한인권’ 단어를 모두 빼기로 했다. ‘북한인권’ 용어 대신에 ‘남북인권협력’을 사용하겠단다. 한심한 일이다.북한은 "인권은 국권(國權)"이라고 주장한다. ‘인권’의 기초 개념조차 없다는 뜻이다. 이런 북한 정권과 ‘인권 협력’을 해보겠다니, 자는 소도 웃을 일이다.통일부가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예산 소위에 보고한 내용을 보면, ‘북한인권’이란 용어를 지우는 데 골몰하다 보니 현실적으로 성립하기 어려운 억지춘향격 표현이 한둘 아니다. 예컨대 ‘북한
사설
자유일보
2025.11.20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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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유튜브 채널을 열었다. 채널 이름이 ‘평산 책방 TV'다. 얼핏 소박하고 고즈넉하게 들리지만 여기서 책 이야기나 할 거라고 믿는 사람은 없다. 책을 빙자해 다른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사람도 없다.재임 중에도 그랬지만 이분은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아직도 파악이 안 되는 모양이다. 전직 대통령은 법적으로는 사인(私人)이지만 현실적으로 여전히 공적인 존재다. 무심코 던진 한 마디는 다음 날 신문의 헤드라인이 된다. 문맥이 모호할수록 더 정치적으로 해석된다.퇴임 후에는 아예 정치에 대해 발언을 하지 말아야
사설
자유일보
2025.11.1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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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어 생각하는 것이 역발상(逆發想)이다. 경영학에서 흔히 말하는 리버스 싱킹(reverse thinking)이란, 간단히 말해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는 이야기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통한다. 기원 전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은 참모들에게 ‘자네가 적(敵)이라면 어디에서 우리를 방어하겠나?’를 물은 뒤, 역발상으로 알프스를 넘어 로마를 박살냈다. 그것도 코끼리떼를 몰고서.17일 세이비어 브런슨 주한 미군사령관이 중국·러시아 입장에서 한반도·일본·대만·필리핀을 내려다보는, 뒤집어진 한반도 중심 동아시아 지도를 홈페이지에 올렸다.
사설
자유일보
2025.11.1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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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뇌부가 대장동 사건을 항소하지 않은 것에 대통령실 의중이 반영됐다고 보는 여론조사 응답이 51.4%로 나타났다. 코리아정보리서치가 지난 15~16일 조사한 결과다.이번 여론조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지역별 반응이다. 대통령실 의중이 반영됐다는 응답은 대구·경북(56.4%)이 가장 높았다. 주목할 것은 민주당 철옹성인 호남권·제주의 결과다. 대통령실 의중이 반영됐다는 답변이 46.5%로 ‘대통령실과 무관하다’는 응답 44.8%보다 많다.일반적인 정치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던 지역별 격차가 이번 조사에서는 많이 해소됐으며, 대장동 항
사설
자유일보
2025.11.1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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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발표된 한미 정상 간 합의 사항 정리 공동 설명자료(조인트 팩트 시트)가 우리 손에 유리한 바둑알 하나를 쥐어줬다. 한국 내에서 ‘잠재적’ 미국 선박 건조를 포함, 최대한 신속하게 미국 상업용 선박과 전투 수행이 가능한 미군 전투함 수를 증가시킬 것이란 문구가 그것이다.1940년대까지 미국은 전 세계 선박 건조의 40%를 차지했다. 그러나 미국은 제 발등을 찍기 시작했다. 자국의 조선업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했던 법들이 오히려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발단은 1920년대 ‘존스 법’이다. 이 상선법은 미국 내에서 승객과
사설
자유일보
2025.11.1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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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지난 3일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게 징계가 아닌 ‘주의’ 조치만 내린 것은, 지금 국민의힘이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김 전 최고위원은 방송과 SNS에서 당내 계파 갈등 조장 의혹으로 윤리위에 제소됐다. 그는 ‘우리가 황교안’ 발언을 방송에서 비판하지 말라고 당내에 요청한 장동혁 대표를 향해 "구차하다"고 질타했다. 여상원 윤리위원장은 장 대표를 두고 "판사 출신이지만 법관으로는 한참 후배"라고 공개 언급했다. 국민의힘은 여상원 윤리위원장을 교체하기로 가닥을 잡았다.2026년 6월 3일
사설
자유일보
2025.11.1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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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지방선거의 전초전이 서울의 종묘와 한강에서 불타오르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 경쟁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는 오세훈 현 서울시장을 반드시 추락시켜야 한다는 민주당의 초조감이 마구잡이식 정치 공세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 선봉장이 내년 서울시장 출마가 유력시되는 김민석 총리다.김 총리는 최근 잠실선착장 인근에서 발생한 한강버스 멈춤 사고를 두고 "운항 안전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서울시와 행정안전부에 전면 재점검을 긴급 지시했다. 오 시장의 책임을 부각시키는 공세의 일환이다. 세운4구역 고층 개발을 둘러싼 정부·여당
사설
자유일보
2025.11.1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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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재판은 이미 죄와 벌을 심판하는 법치의 장(場)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 같다. 김만배·남욱 등 대장동 비리 민간업자의 범죄 수익이 어디로 가느냐가 국민의 최대 관심사가 되어 버렸다. 법무부와 검찰 수뇌부의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가 초래한 자업자득이다.남욱의 변호인 측이 검찰이 동결시킨 남욱의 500억 원대 재산을 해제하는 절차를 문의했다는 소식이 14일 보도되자, 아닌 말로 ‘뚜껑이 열린’ 댓글이 줄을 이었다. ‘7800억 범죄 수익 국고환수하고 범죄자를 모조리 깜빵으로 보내자!’라는 댓글이 다수다. 문장 마지막에 느낌표(!)
사설
자유일보
2025.11.1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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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을 기독교의 ‘재림 예수’에 빗대는 주장을 담은 책 (최원효/안성묵 공저, 도서출판 자기다움)이 출간됐다. 출판사는 오는 21일 오전 11시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클럽에서 이 책의 출판기념회를 갖는다고 공지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개신교 신자로 알려져 있다.출판사는 ‘이재명, 시대의 구원자처럼 서다’라는 주제를 내세운 이 책을 두고 "한 정치인의 삶을 종교적 상징이나 신화적 은유로 바라보며 역경을 딛고 일어선 의지와 집념의 입지전적인 목표 달성의 스토리를 담고 있다"며 "트럼프 2기 집
사설
자유일보
2025.11.1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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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장면을 어디 한 두 번 보았나.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후속 사태가 뻔한 수순으로 가고 있다. 수십 년 되풀이된 데자 뷔(deja vu), 너무도 익숙한 기시감이다.노만석 검찰총장 대행은 사표를 내고, 법무장관·대통령은 신속 처리하고, 당·정·대(대통령실)는 언론·국민의 관심을 다른 방향으로 홱 돌리려는 장면. 속칭 ‘정치 공학’(political engeneering)으로 잘못 불리는 정치 잔머리 시리즈가 눈앞에 펼쳐진다.지금은 왕창 몰려든 이른바 ‘개떼’(언론)들을 향해 더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새 ‘개뼉다귀’(관심사)를
사설
자유일보
2025.11.1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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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내란 청산’을 빌미로 공무원 숙청에 나서고 있다. 49개 중앙행정기관에 ‘헌법 존중 정부 혁신 TF’를 설치해 공무원의 ‘내란 참여·협조’ 여부를 조사해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이다. 각 부처에 ‘내란 행위 제보센터’를 두어 공무원들의 상호 무고(誣告)와 인신공격을 조장한다는 지적도 나온다.이번 TF의 활동 기간은 내년 2월까지다. 조사 대상은 계엄 전 6개월부터 대통령 탄핵 선고까지 10개월간의 공직자 행적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어떤 파장이 뒤따를지 짐작하기 어렵다. 이번 숙청을 기획한 이재명 정부 핵심들도
사설
자유일보
2025.11.1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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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진 불도 다시 보자’가 아니라 ‘꺼진 불도 살려 보자’인 것 같다. 이재명 정부가 12·3 비상계엄에 관여한 공직자 불법 행위 조사 TF를 만들겠다고 한다. 최근 급격하게 관심이 식어가는 ‘내란 불씨’를 억지로 되살리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계엄은 명목이고, 사실상 ‘적폐청산 시즌 2’라는 것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공직자를 쫓아내고 내년 지방선거를 위한 프레임이라는 의심도 피어오른다.12·3 비상계엄은 겨우 2시간 만에 해제됐다. 그 2시간 동안 공무원들이 뭘 가담하고 말 것이 있나. 당시 국무회의에 참석해 계엄 발령 여부를 논
사설
자유일보
2025.11.1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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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권하는 나라가 됐다. 최근 정부가 국민을 향해 적극적 주식투자를 주문하는 듯하다. ‘빚내서 투자하라!’ 소위 ‘빚투’다. 벌써 ‘빚투’를 위한 신용대출이 26조를 넘어 사상 최대치를 보였다고 한다.이는 ‘빚’으로 ‘빛’내려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빚투’ 권장이 겉보기엔 국민의 자산 형성을 돕고, 경기 활성화를 유도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결과는 한국 경제의 종말일 수도 있다. 경제이론과 역사적 경험이 그러하다.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Hyman Minsky)에 따르면, 금융시장은 스스로 안정성을 해치는 내재적 불안정성
사설
자유일보
2025.11.12 1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