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법치’ 국가라는 사실은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특검법)에서도 드러난다.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목적은 두 가지다. 첫째는 국회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등을 이유로 특별검사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본회의에서 의결한 사건, 둘째는 법무부장관이 이해관계 충돌이나 공정성 등을 이유로 특별검사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건이다.하지만 두 번째 이유로 특검까지 가는 사례는 드물고, 대다수 특검 수사는 국회가 결정하게 된다. 다시 말해, 특검을 두게 되는 근본 목적이 수사의 중립성과 공정성 때문이다. 수사의 중립성과 공정성
환율 안정을 위해 중앙은행 대신 연금공단이 나서는 나라가 한국이다.지난 1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과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연 지 열흘 만에 기획재정부·보건복지부·한국은행·국민연금이 참여하는 ‘외환시장 4자 협의체’가 마련됐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사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정부와 외환당국이 모여 대책을 논의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협의체가 만들어진 것은 처음이다기재부는 "국민연금 등 주요 외환수급 주체들과 협의해 환율을 안정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환율을 내리기 위해 국민연금의
미국 대통령으로 트럼프가 등장한 이후 국제 질서가 흔들리며 경제와 안보 모든 면에서 불안이 거듭되고 있다.지난 10월 세계적 관심을 모았던 경주 APEC(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에 트럼프가 참석한다는 소식에 중국 시진핑과 관세 협상을 포함한 생산적인 담판이 있을 줄 예상했다.하지만 트럼프는 잠깐 얼굴만 비추고는 그대로 미국으로 돌아갔다. 큰소리 치고 판을 키우지만 정작 막판에는 꼬랑지를 내리는 ‘타코’(Trump Always Chickens Out, 트럼프는 항상 물러난다)가 반복된 것이다. 물론 지난 24일 미·중 정상이 전화
인터넷 매체 ‘고양 in’에 따르면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북촌의 한 건물주는 자신의 건물 외벽에 부정선거 의혹과 정권 비판, 중국 자본 침투 경계 문구를 담은 대형 현수막을 게시했다는 이유로 긴급 체포됐다. 체포 순간 건물주가 "제가 누구를 명예 훼손했습니까?"라고 묻자, 담당 경찰관은 "그건 모르겠다"고 답했다.‘피해자 특정’이 필수인 명예훼손의 기본 요건조차 충족되지 않은 채 체포가 강행된 사실은 매체의 공개 영상에서도 그대로 확인된다. 출석 요구를 받은 적이 없는데도 체포영장에는 ‘출석 요구 불응’이 적혀 있었고, 경찰은
한국 자원 개발 역사에서 가장 야심 찬 프로젝트로 꼽히는 동해 심해 가스전,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단순한 탐사사업이 아니었다.동해 해역의 잠재적 가스·석유 매장량을 확보해 에너지 자립을 강화하고,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인 에너지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전략적 국가사업이었다. 윤 정부 시절 한국석유공사는 글로벌 메이저 기업들과 협력을 추진하며, 동해 심해 자원의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현실화하는 단계로 나아갔다.특히 주목할 점은 두 번째 탐사 시추에 글로벌 석유기업 BP가 공동개발 우선협상대상자로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BP
한국의 AI 경쟁력에 대한 국제적 평가는 ‘세계 3위’라는 긍정적 평가와 ‘10위권’이라는 현실적 평가가 공존한다. 영국 FDI 인텔리전스가 AI 분석 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의 데이터를 인용한 2025년 9월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AI 역량에서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이 평가는 세계 22개 선도 AI 모델에 한국의 LG AI 연구원이 개발한 ‘엑사원 4.0 32B’(19위)와 업스테이지의 ‘솔라 프로2’(20위)가 포함된 것을 근거로 한다. 미국(13개)과 중국(6개)을 제외하고 복수의 모델을 순위에 올린 국
연말을 한 달여 앞두고 직장이나 국민건강보험에서 제공하는 건강검진을 받는 사람들이 많다. 이 때 위내시경을 받고 나면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화생성 위염) 소견이 흔하게 나온다.위염은 위 점막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보통 염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 위염으로 구분한다. 주요 증상은 명치 부근의 통증·소화불량·식욕부진·구토 등이다. 하지만 위 점막에는 감각신경이 발달되어 있지 않아 심한 염증이 생겨도 직접적인 증상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위내시경을 하면 단순 위염(표재성 위염)에서 악화한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같은
작가 : 차명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집단 자위권 행사 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지난 7일. 이 발언이 2주일여 지나는 동안 눈덩이처럼 부풀었다. 중국은 오랜만에 대일(對日) 외교 공격의 찬스를 잡은 듯, 유엔·G20·국제원자력기구(IAEA) 회의 등 국제무대 전방위에서 일본 때리기에 나섰다.중국은 내년 1월 일본에서 한·중·일 정상회담을 개최하자는 일본측 제의를 거부하고 있다. 중국은 다카이치 총리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기 때문에 3국 정상회의에 참가할 수 없다는 입장을 23일 다른 외교 경로를 통해 의사를 전달했
조국이 다시 현란한 말발을 과시하고 나섰다. 조국은 23일 조국혁신당 전당대회에서 찬성 득표율 98.6%로 당 대표로 선출된 후 "행복이 권리가 되는 나라"를 주장하며 주거권과 토지공개념·행정수도 이전·전세 사기 특별법 즉각 통과·토지 주택은행 설립 등을 내세웠다. 강남권 공공 임대 주택 공급과 감사원·헌법재판소·대법원·대검찰청 등의 지방 이전 등도 빠지지 않았다.조국의 약속은 부동산 시장에 그치지 않았다. "지금부터 개헌의 시간"이라며 시민사회까지 참여하는 개헌연대를 만들자고 주장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지방분권 개헌을 두고 동시
살면서 가장 많이 쓰는 단어 중 하나가 ‘생각’일 것이다. ‘생각해 봐’ ‘생각이 난다’ 등 하루에도 몇 번씩 사용한다. 생각은 어떤 관념에 도달하기 위한 의식적인 정신적 과정, 헤아리고 판단하고 인식하는 따위의 정신 작용을 말한다. 판단·기억·관심 등 고차원적인 두뇌활동을 포함한다.생각은 뇌에서 일어나는 전기작용이다. 뇌혈류를 측정하면 생각 중 활성화되는 뇌영역 관찰이 가능하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1분에 6-7개 생각을 한다. 하루 중 깨어있는 시간에 6000-7000개 생각을 하는 꼴이다. 하지만 대부분 기억으로 저장되지 않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한 기술 기업에서 일하는 박모씨는 더 좋은 조건을 찾아 이직을 준비 중이다.그는 최근 한 주 동안에만 5곳의 기업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똑같이 제시받은 조건이 있었다. "당신은 주 60시간 이상 일할 수 있는가?"였다. 자율주행차 기술 전공 박사인 그는 "소규모 스타트업부터 빅테크 기업까지 모두 주 60시간 이상 근무를 당연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이재명 정부의 핵심 공약 중 하나는 근로시간 감축을 위한 주 4.5일제(주당 36시간) 도입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가 당장 주 4.5일제를 수용할 수 있을지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에 6·25 참전국 용사들을 추앙하고 기리는 ‘감사의 정원’을 착공하기로 했다. 사업의 구체적 계획이 알려지자, 시민단체와 정부 여당이 일제히 반대하고 나섰다. ‘감사의 정원’ 사업 계획에 따르면 세종대왕 동상 바로 옆에 우리나라를 포함 6·25 전쟁에 참전한 23개국을 상징하는 ‘받들어 총’ 모양의 석재 조형물 23개를 세울 것이라고 한다.‘감사의 정원’에 반대하는 주장을 보면 무(武)를 경시했던 조선후기 문화가 아직도 우리 사회에 강하게 뿌리내리고 있음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김민석 총리는 ‘역사’와 ‘민주주의
한국 경제가 다시 ‘3고현상’(고환율·고물가·고금리)의 늪으로 빠지고 있다. 그 세 가지가 달라 보이지만 실은 하나의 고리로 연결된 순환 구조다. 그 출발점이 어디일까? 과도한 재정지출과 확대되는 재정적자다. 그 불편한 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40년 전 미국도 상황이 비슷했다. 레이건 정부는 감세와 군비 확대로 인해 사상 최대 규모의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당시 미국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이었던 마틴 펠드스타인(Martin Feldstein)은 정부 내부에서 거의 유일하게 재정적자의 위험을 경고한 인물이었다.그는 재정적자가 단순한 빚
최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이른바 ‘뒤집힌 한반도 지도’를 공개하며 대한민국·일본·필리핀을 하나의 전략 삼각축으로 제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반도가 더 이상 미·중 충돌의 변두리가 아니라, 미국과 함께 북한·중국·러시아를 동시에 견제하는 동북아의 전략적 중심이라는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와 좌파 언론은 또다시 ‘전작권(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외치고 있다.좌파 진영에서는 전작권을 마치 빼앗긴 주권을 되찾는 일처럼 포장해왔다. ‘왜 우리 군을 미군 사령관이 지휘하느냐, 미군 없이도 싸울 수 있다’는 식이다. 하지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우크라이나 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에 대한 강제송환 금지와 인도적 보호 조치를 촉구하는 성명을 21일 발표했다. 결론부터 말해, 안 위원장의 성명은 시의적절하면서도 대한민국 국가인권위원장으로서 우리 헌법과 국제 인권규범에 합당한 처사이다.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군과 전투 중 포로가 된 북한군 이모씨, 백모씨는 지난 10월 28일 현지 언론을 통해 "대한민국으로의 송환을 원한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지난 19일 MBC ‘시선집중’은 이들을 인터뷰한 영상을 내보냈는데, 만약 북한
전남 신안의 염전 노예 문제가 한미 간 인권 현안으로 번지고 있다.주한 미국대사관은 최근 신안의 한 염전주가 60대 지적장애인 A씨를 10년간 무임금으로 일을 시킨 혐의에 대해 진상 파악에 나섰다. 미 대사관은 A씨가 그간 구조되지 못한 이유, 신안군이 지난 2023년 염전주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뒤에도 A씨가 염전주와 분리되지 않은 이유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4월 미국 정부는 신안 태평염전에서 생산한 천일염의 수입을 막았다. ‘염전 노예’ 사건으로 인권을 침해했다는 이유였다. 미 국무부가 매년 발간하는 ‘인신매
김정은이 지난 2023년 12월 30일 열린 당 전원회의 제 8기 9차 전원회의 5일차 회의 결론 연설에서 "북한을 주적으로 선포하고 외세와 야합해 정권붕괴와 흡수통일 기회만을 노리는 족속들을 화해와 통일의 상대로 여기는 것은 더 이상 우리가 범하지 말아야 할 착오"라고 전제하고, 남북 관계를 ‘적대적, 교전 중인 두 국가관계’로 정의했다.이듬해 1월 15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는 "우리 공화국의 력사에서 통일·화해·동족이라는 개념 자체를 완전히 제거해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평양 남쪽 관문에 꼴불견
최근 김영호 의원실에서 충격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지난해 대입 전형에서 학교폭력(이하 학폭) 처분이 확인된 지원자 397명 중 약 75%에 해당하는 298명이 학폭을 이유로 대학 입시에서 불합격 처분을 받았다. 수시 모집에서는 370명 중 272명이(73.5%), 정시 모집에서는 27명 중 26명(96.3%)이 불합격했다. 수능 성적 중심의 정시에서도 학폭 감점이 합격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서울 주요 대학에서도 불합격 사례가 확인됐다. 서울대는 정시에서 2명, 연세대는 수시에서 3명이 학폭 이력으로 감점을 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