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다시 ‘3고현상’(고환율·고물가·고금리)의 늪으로 빠지고 있다. 그 세 가지가 달라 보이지만 실은 하나의 고리로 연결된 순환 구조다. 그 출발점이 어디일까? 과도한 재정지출과 확대되는 재정적자다. 그 불편한 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40년 전 미국도 상황이 비슷했다. 레이건 정부는 감세와 군비 확대로 인해 사상 최대 규모의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당시 미국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이었던 마틴 펠드스타인(Martin Feldstein)은 정부 내부에서 거의 유일하게 재정적자의 위험을 경고한 인물이었다.그는 재정적자가 단순한 빚
2025년 10월 30일 대한민국뿐 아닌 전 세계 사람들이 놀란 엄청난 일이 있었다. 세계 시가총액 1위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이 31일 APEC 2025 참석차 한국에 오는 김에, 하루 일찍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페스티벌에도 참석한다는 소식이었다.필자도 없는 시간을 쪼개 페스티벌에 다녀왔다. 젠슨 황은 엔지니어들에게는 록스타 같은 존재이기에 꼭 만나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젠슨 황이 무대에 올라와 K-팝, K-드라마, K-뷰티 같은 단어를 외치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를 때쯤 삼성 이재용 회장과 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이
최근 서울 종묘 인근 과거 세운상가 부지 재개발을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다. 문체부는 문화유산 보호를 이유로 개발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서울시는 주거 환경 개선과 발전을 강조한다. 이 문제는 법정에서 다퉈졌고 대법원은 행정의 예측 가능성과 재산권 행사의 정당성을 인정해 서울시 손을 들어주었다.그러나 문체부는 대법원 판결에 불복하며 이 문제를 정쟁으로 끌어들였다. 정부 여당은 이렇게 하는 것이 정당 지지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거라고 계산했을 터이다. 왜냐하면 대중의 감성은 언제나 ‘보호’에 방점이 찍힌다는 걸 잘 알고 있으니까.
2004년 가을 한 월간지에 ‘군은 청와대를 어떻게 보나’라는 기획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에서 현역 사단장 K소장이 "이제 한국에서 군사 쿠데타는 영원히 불가능하다"며 그렇게 판단하는 다섯 가지 이유를 댔다.첫 번째 보안 유지가 불가능하다, 두 번째 교통체증 때문에 병력 이동이 어렵다, 세 번째 핸드폰과 인터넷 등으로 무장한 국민들을 설득할 수 없다, 네 번째 더 이상 군이 한국 사회의 최고 엘리트 집단이 아니다, 다섯 번째 이상 4가지 사실을 군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계엄이 곧 군사 쿠데타는 아니다. 하지만 군이 비상 상황을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정부에게 미국의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핵잠수함을 건조하라고 권유하면서 모든 국민적인 관심이 한국군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보유 여부에 쏠려 있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중국 입장에서도 정체가 다 드러나 있는 원자역 추진 잠수함보다 더 신경이 쓰일 수 있다.미국은 대중국 포위망의 최전방에 위치한 한국군에게 AI(인공지능)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한국군 무기들을 괴물로 변신시키고 있다. 아마도 중국군은 원자력 추진 잠수함보다 AI가 탑재된 무인 무기체계들이 더 공포스럽게 느껴질 것이다.최근 블랙록과
원화가치가 7개월 만에 달러당 1460원을 돌파했다.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 주에만 7조 원 넘는 주식을 팔아치우며 대거 빠져나갔고, 그 여파로 코스피 지수는 급락했다.한국 주식시장에서 반도체 중심으로 강한 매도세가 나타났다. 한국을 대표하는 회사들의 주식이 전체 순매도의 70% 이상을 차지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고, 주요국 통화 중 원화가치 하락 폭이 가장 컸다는 점도 심상치 않다. 단순한 환율 조정이 아니라, 위험스러운 ‘오버슈팅’(overshooting:상품이나 금융자산 시장가가 일시적 폭등 폭락) 징후일 수도
최근 민주노총 산하 전국택배노동조합이 ‘새벽 배송 금지’를 제안하면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0월 22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출범한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새벽 배송 금지를 요청했다. 이유는 택배기사의 수면시간과 건강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흥미로운 것은, 정작 보호 대상이 되는 택배 근로자들 대부분은 새벽 배송 금지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택배기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5%가 ‘심야 배송을 지속하겠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 응답자의 70%는 ‘야간 배송을 규제하면 다른 야간 일
‘韓中 "전략적 소통 강화" 관계 개선 실마리’ 3일 월요일 자 동아일보 1면 머릿기사 제목이다. 윤석열 정권 말기 기사로 연일 정부에 저주를 퍼부으면서 현 이재명 민주당을 노골적으로 밀어주던 그 신문이다.제목은 두 부분으로 나뉜다. ‘전략적 소통 강화’에서 전략적이란 표현은 자국의 외교안보 전략에 맞는 선에서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는 다분히 계산적인 함의를 담고 있다. 공식적인 ‘동맹국’ 간에는 잘 쓰이지 않는 표현이다. 하지만 독자 대중에게는 ‘앞으로 더 잘 지내기로 했다’는 정도로 이해될 것이다. ‘관계 개선 실마리’라는 표현은
택배 노동자들의 새벽 배송 문제가 뜨거운 논쟁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민노총 택배노조가 ‘심야 시간(자정~오전 5시) 배송 제한’을 민주당에 제안한 것이 계기였다. 페이스북 등 온라인에서도 좌우 진영 많은 논객들이 새벽 배송 찬반 논리를 전개하며 대립하는 양상이다.새벽 배송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의 논거는 단순하다. 야간 노동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이다. 쿠팡 심야 노동의 경우 2020년 이후 배송 기사 등 사망 사건이 20여 건에 이른다고 한다. 노동자들의 건강을 해치는 심야 노동을 방치할 수 없다는 이상론에 가깝다.반면 새벽 배송
최근 중남미 국가인 페루는 육군·해군·공군 무기체계를 모두 한국산으로 통일시키는 작업에 착수했다. 페루군 관계자는 왜 한국과 군사 협력을 해야 하는지를 역설하면서 매우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했다.페루군 고위 관계자는 "1970년대에는 한국은 페루와 GDP가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5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최첨단 무기체계를 수출하고 있다. 우리는 한국을 롤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한국은 6.25전쟁이 끝난 후부터 제2의 6·25 발생을 막기 위해 이를 악물고 첨단 무기개발에 국가 역량을 집결시켰다. 그 결과 모든 무기체계를 독자적
모든 물리적·사회적 기술들은 항상 바람직한 목적으로 활용되지는 않는다. 대표적으로 핵기술을 들 수 있다. 깨끗하고 경제적인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있는 핵기술은 초기에 일종의 만병통치약처럼 오용되기도 했다. 그 위험성이 밝혀진 지금은 남용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가장 큰 우려는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는 최종병기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이러한 오·남용과 악용은 법·제도 같은 사회적 기술에서 더 빈번하게 발생한다. 사회적 기술들은 태생적으로 사회구성원들 간의 권력관계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인간의 행위를 통제하는 사
이번 10·15 부동산 대책은 ‘주택 가격 안정화’를 목표로 규제 지역 확대와 금융 규제 강화라는 초강수를 두었다. 서울 전역은 물론, 경기도 12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 부동산 거래에 대한 규제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했다.주택담보대출 비율(LTV) 및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대폭 상향시켜 규제를 강화했다. 조정대상지역의 LTV를 종전 70%에서 40%로 대폭 축소하고, DTI도 40%로 낮춰 실수요자를 포함한 주택 구매자의 자금조달 가능액을 극도로 제한했다. 고가 주택 대출 한도를 강제로 제
한국은 갓 쓰고 스포츠카 타는 나라다. 의식이 기술 변화를 따라잡지 못해 발생하는 사회적 부적응 문제다.2025년 노벨경제학상은 조엘 모키르(Joel Mokyr), 필리프 아기옹(Philippe Aghion), 피터 하위트(Peter Howitt)에게 돌아갔다. 세 연구자는 기술 혁신과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가 경제 성장의 근본 동력임을 체계적으로 밝혀왔다. 그들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지속가능한 성장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혁신이 뿌리내릴 수 있는 제도적 환경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그들은 오늘날
최근 큰 파문을 불러온 캄보디아의 한국인 납치·감금·살인 사건은 우리나라 청년 일자리 문제에서 파생된 사태이다. 청년층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한국 사회가 제공하지 못한 것이 문제의 근원인 것이다. 캄보디아는 지난해 기준 1인당 GDP가 2600달러를 조금 넘는 저개발 국가다. 우리나라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이런 나라에서 무슨 월 1천만 원 넘는 고수익 일자리를 우리나라 청년들에게 제공해줄 수 있다는 말인가.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청년이라면 그 일자리라는 게 합법적인 것일 수 없다는 판단이 가능했을 것이다. 문
트럼프가 중동에서 가자휴전을 이끌어 내는 성과를 거둔 반면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는 꼬리를 내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의 압박 협상술 이른바 ‘미친놈 전술’의 강·약점이 다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의 ‘미친놈 전술’은 압박 극대화를 통한 불안감 조성, 디테일이 생략된 메시지를 통한 주도권 확보, 상대방의 취약함을 파고드는 집요함 등으로 요약된다.트럼프는 가자전 휴전을 이끌어 내기 위한 압박외교를 전개해 나갔다. 자신의 평화구상에 따르지 않고 전쟁을 지속하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에게 강한 압박을 가했다. 트럼프는 이스라엘
미·중 패권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은 대미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미국은 11월부터 중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적으로 100% 무역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기존 관세 55%에 100% 관세가 추가되면 중국산 제품에 최대 155% 관세가 붙게 된다. 사실상 중국산 제품을 미국에서 퇴출시키겠다는 선언이다.미국은 추가적으로 모든 미국산 소프트웨어에 대한 중국 수출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생산 컴퓨터와 휴대폰 등에 미국산 소프트웨어가 탑재되고 있는데, 수출이 중단되면 중국에서 수출용 휴대폰과 컴퓨터 등 전자
추석 연휴 기간 중 인터넷 검색어 상위에 ‘이진숙’과 ‘냉장고를 부탁해’가 올랐다고 한다. 집권 여당에게 악재인 것이 분명해 보인다.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무리한 체포에 대한 비판과 정부 기록 서버 화재 중에 있었던 대통령 부부의 예능 프로그램 녹화 시간을 놓고 벌어진 정치권 공방전 때문이다.그렇다면 추석 밥상머리 여론이 정권에 불리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보수 유튜버들이 온갖 비판을 쏟아냈지만, 정작 프로그램은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도리어 정부·여당을 지지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찬양 잔치가 벌어졌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는 한인 교포가 가장 많이 살고 그들이 경제적인 토대도 단단하게 다져놓은 곳이다. 박찬호·류현진 등 야구선수들이 LA다저스에서 활약했고 지금은 김혜성 선수가 활약 중이다. 최근에는 세계적 슈퍼스타 손흥민 선수가 MLS의 LAFC로 이적해 대활약을 하고 있다. 손흥민 선수는 한인 교포들의 응원 덕에 마치 한국에서 뛰고 있는 듯한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LA 지역 프로 스포츠 팀들이 한국 선수들을 영입하는 건 실력도 실력이지만 스포츠 시장 특유의 수요 탄력성 때문이다. 팬들이 선수를 향해 느끼는
케이팝을 소재로 한 미국의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 돌풍을 일으키자, 많은 사람들이 김구의 에 나오는 ‘문화의 힘’을 인용하며 감격하고 그의 ‘혜안’을 칭송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말한 ‘문화’란 우리 현대인들이 생각하는 문화와는 사뭇 다른 의미로, 유교적 도덕에 가까운 뜻이다.의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에서 김구는 부국강병을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
최근 우리 사회의 뜨거운 경제 이슈 중 하나는 물가 폭등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9월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지수는 2020년 9월에 비해 22.9% 상승했고, 과일·우유·계란 등은 30% 넘게 치솟았다. 전월세를 포함한 주거비와 각종 공공요금 등이 포함된 ‘주택·수도·전기 및 연료’는 16.7%, ‘의류·신발’은 16.2% 상승했다. 전체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률은 16.2%이다. 공공요금·식료품·외식비·주거비 어느 것 하나 오르지 않은 게 없다.문제의 심각성을 의식한 듯 정부는 물가 관련 회의를 하고 대책을 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