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순
박효순

연말을 한 달여 앞두고 직장이나 국민건강보험에서 제공하는 건강검진을 받는 사람들이 많다. 이 때 위내시경을 받고 나면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화생성 위염) 소견이 흔하게 나온다.

위염은 위 점막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보통 염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 위염으로 구분한다. 주요 증상은 명치 부근의 통증·소화불량·식욕부진·구토 등이다. 하지만 위 점막에는 감각신경이 발달되어 있지 않아 심한 염증이 생겨도 직접적인 증상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위내시경을 하면 단순 위염(표재성 위염)에서 악화한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같은 ‘중증 위염’ 소견이 훤하게 보인다. 단순 위염이란 위 표면에 불규칙하면서 빨갛게 붓는 현상이 있거나 손톱으로 긁은 듯한 붉은 줄이 빗살 모양으로 난 경우를 말한다. 이것이 진행하면 위축성 위염이 되는데, 위 점막이 얇아지면서 빨갛고도 세밀하게 쭈글쭈글 구겨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위축성 위염이 한 단계 더 진행하면 위세포 자리에 장세포가 생기면서 장상피화생이 된다. 위 점막이 소장이나 대장 점막처럼 바뀌는 것이다. 위 점막에 무수한 융기를 볼 수 있으며, 위벽이 회백색을 띤다. 울퉁불퉁한 하얀 결절(비정상조직이 솟아난 것)이 드러나기도 한다.

이러한 위염들은 위 점막세포가 헬리코박터균 감염·짠 음식과 탄 음식·조리 후 오래된 음식·질산염이 많이 함유된 식품(훈제육 등) 같은 것에 반복적으로 노출·자극되는 경우 잘 발생한다. 이에 대해선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와 식습관 교정이 해결의 기본 열쇠다.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을 방치하면 위암으로 가는 분수령을 넘기 쉽다. 따라서 위염이나 궤양뿐 아니라 위암을 일찍 발견하는 안전벨트인 위내시경 검사를 늦어도 30대 이후부터 최소 1∼2년에 한 번은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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