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가장 많이 쓰는 단어 중 하나가 ‘생각’일 것이다. ‘생각해 봐’ ‘생각이 난다’ 등 하루에도 몇 번씩 사용한다. 생각은 어떤 관념에 도달하기 위한 의식적인 정신적 과정, 헤아리고 판단하고 인식하는 따위의 정신 작용을 말한다. 판단·기억·관심 등 고차원적인 두뇌활동을 포함한다.
생각은 뇌에서 일어나는 전기작용이다. 뇌혈류를 측정하면 생각 중 활성화되는 뇌영역 관찰이 가능하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1분에 6-7개 생각을 한다. 하루 중 깨어있는 시간에 6000-7000개 생각을 하는 꼴이다. 하지만 대부분 기억으로 저장되지 않는다.
데카르트 말처럼 우리는 생각하니까 존재한다. 문제는 생각에 사로잡히는 경우다. 특정 생각을 반복하면 뇌는 그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생각중독에 빠진다
생각에 중독되면 전두엽에서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 농도가 과도하게 증가한다. 글루타메이트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과제를 해결할 때 나타나며 사고기능에 필수지만, 농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뉴런의 대사를 방해한다. 생각에 지나치게 매몰되면 해마에서 신경계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는 GABA가 감소해 뇌에 부담을 주고 과부하가 걸린다.
생각중독은 과거의 나쁜 기억이 강화되고, 현재를 부정적으로 느끼며, 미래를 비관적으로 예측한다. 정신능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인지능력 저하·사고의 부정확·편집증 성향 등이 나타난다. 생각은 감정과 자율신경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두통·수면장애·식욕이상·소화불량 등 신체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생각에 빠진다고 꼭 답이 나오지는 않는다. 지나치면 시야가 좁아지고 미로에 빠진 것처럼 같은 생각만 반복한다. 생각은 행동의 준비과정이다. 행동을 하거나 하지 않거나로 진행해야 건강하다. 생각이 너무 많으면 과정이 멈춘다. ‘생각을 위한 생각’의 악순환에 빠진다.
생각중독에 빠졌다고 느끼면 일단 거기서 벗어나야 한다. 관심을 생각에서 몸으로 돌려도 효과가 크다. 몸이 피곤하면 딴생각 할 틈이 없다. 낯선 곳으로 떠나는 방법도 있다. 새로운 환경에서 뇌는 적응하기 바빠 예전 생각을 떠올릴 겨를이 없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다른 일에 몰두해 그 문제를 철저하게 뇌에서 소거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