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반대 시민들 위한 긴급 경보

2015년 11월 ‘박근혜 퇴진을 위한 민중총궐기’ 당시 민노총 조합원들이 경찰을 위협하고 있다.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기일 좌파 진영이 이런 모습을 다시 재현할 수 있다. /연합
2015년 11월 ‘박근혜 퇴진을 위한 민중총궐기’ 당시 민노총 조합원들이 경찰을 위협하고 있다.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기일 좌파 진영이 이런 모습을 다시 재현할 수 있다. /연합

헌법재판소가 지난 1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4일로 발표한 뒤 탄핵반대 집회 참석자들은 극도로 조심해야 한다는 경고가 계속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 기각 또는 각하에 불복하는 더불어민주당 등 좌익 진영의 공격 가능성 때문이다.

지난 1일 안정권 벨라도 대표는 짧은 영상을 통해 탄핵반대 집회 참가자들에게 4일 선고일에 반드시 주의하고 지켜야할 사항을 알렸다. 안정권 대표는 "4일 오전 11시 헌재가 대통령 탄핵 기각 또는 각하를 선고하면, 그 즉시 아무 것도 하지 말고 귀가하시라"고 충고했다.

안 대표는 "대통령 탄핵이 기각이나 각하됐다고 해서 기쁜 마음에 소리를 지르고 행진을 하거나 주변 술집을 가서는 절대 안 된다"며 "아무 것도 하지 말고 귀가하라"고 강조했다. 이유는 "민주당 등 좌파에 의해 자칫 폭도로 몰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지금 헌재가 탄핵 기각이나 각하 결정을 하면 절대 승복할 수 없다는 게 더불어민주당과 좌익세력인데 이들은 우파 시민들을 폭도로 만들려고 혈안에 돼 있다"며 "헌재 결정이 나온 뒤 이 주변(광화문, 인사동, 종로 일대)에 있다가는 누명을 쓸 수 있으니 무조건 귀가하라"고 강조했다. 좌익 세력이 경찰 등을 향해 폭력을 행사한 뒤 탄핵반대 시민에게 뒤집어 씌울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안 대표의 경고는 허투루 들을 말이 아니다. 지난 1일만 민주당 전·현직 의원 3명이 ‘4.19 혁명’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을 파면하지 못하면 불복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1일 SNS에 "헌재가 불완전하고 비정상적인 정족수로 내란수괴 윤석열을 끝내 파면하지 못하거나 기각하는 결론을 내린다면, 이를 수용할 수 없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며 "그때야말로 우리 헌법 전문에 나오는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여 국민들과 함께 대대적이고 필사적인 저항에 나서야 되지 않겠느냐"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의원은 "윤석열 탄핵이 기각된다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과 시민사회단체가 공식 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백혜련 의원도 뉴스1 유튜브 채널에 나와 "윤 대통령이 탄핵되지 않으면 제2의 4.19가 발생할 거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백 의원은 "만약 진짜 지금 이야기 나오는 것처럼 5대 3이라는 결과가 나오면 제2의 4.19나 이런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며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마은혁 헌재 재판관 후보자 임명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용진 전 의원도 SBS 라디오에 출연해 "탄핵 찬성 여론이 월등히 높은데도 불구하고 광장에 조금밖에 나오지 않는 건 헌법 질서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이라며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헌재가 인용하지 않으면 전 국민이 정권퇴진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4.19 혁명, 광주 5.18 사대, 87년 6월 사태,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시위를 언급했다.

헌재의 탄핵 기각 또는 각하 결정에 불복할 조짐을 보이는 세력은 또 있다. 당초 4월 1일과 3일, 5일 ‘윤석열 즉각 파면 범시민행진’을 계획했던 민노총은 탄핵선고기일이 4일로 정해지자 즉각 "민노총은 지금부터 72시간 비상행동에 돌입한다"는 긴급 공지를 내놨다.

1일에는 1박 2일로 헌재 앞에서 철야투쟁을 진행하고, 각 지역은 3일까지 아침·점심·저녁마다 선전전을 전개하며, 3일과 4일 수도권 조합원은 다시 헌재 앞에 모여 철야투쟁을 진행하고, 4일 오전 9시에는 헌재 앞과 각 지역별로 ‘파면촉구 투쟁’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처럼 민노총 등이 헌재 앞에서 진을 치고, 민주당은 불복 투쟁을 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탄핵반대 시민들은 선고 직후 귀가하라는 안 대표의 경고는 새겨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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