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우
정경우

이마에 별 다섯 개를 오려 붙인 남성이 손가락 다섯 개를 쫙 펴 보이며 "별이 다섯 개!"라고 외친다. 화면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가운데 거듭 ‘별이 다섯 개’라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돌침대 광고다.

‘별이 다섯 개’ 되는 사람이 등장한다. 현재 전과 4범이니까 11월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4성 장군보다 더 높은 ‘별 다섯’ 지위에 오르게 된다. 일부 지지자들에게 ‘아버지’라 불리는 사람의 체면이 영 말이 안 되게 생겼다. 이마에 별 다섯 개를 오려 붙이고 광고를 찍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누구나 자신에게 걸맞는 자리가 있다. 물건도 제 자리가 있듯 사람도 마땅히 그래야 한다. 있어야 할 곳에 있어야 하고, 없어야 할 곳에는 없어야 한다. 장터의 물건도 그러한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더 말 할 것도 없다. 달님 영창에 비추이듯 사람과 장소가 잘 어울려야 한다.

대통령이 영 인기가 없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고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겠다는 결의에 홀딱 반해 대통령으로 모셨는데, 사냥 나갔다가 사냥감에 쫓기는 꼴처럼 이상한 형국이 되어 버렸다. 적폐청산 한다며 무수히 감방으로 보내고, 열심히 일하던 장교가 스스로 목숨을 끊게 했던 시절이 불과 몇 해 전이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똑같이는 아니어도 그들이 했던 것에 반만이라도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게 아쉬운 것이다.

죄 있는 자들이 책방에 모여 모사를 꾸미고 의원 배지를 달고 활보하는 모습이 의아하고 괴이쩍다. 공정과 상식은 땅에 처박혔고 염치도 눈치도 없는 자들이 큰 소리 탕탕 치고 있다. "칠십 평생 이렇게 못 하는 정부는 처음 본다"고 평론했던 ‘책방 지기’는 딸의 음주운전 소식에 입을 다물고 있다. 그 자신 청와대에 있을 때 음주운전은 살인행위이니 초범이라도 엄중히 처벌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던가.

가수 김호중은 음주운전하다 경찰에 붙잡혀 가는 모습이 실시간 생중계 됐는데, 요가로 몸을 단련한 이 여인은 왜 같은 음주운전인데 비공개 수사를 받는지 그것 또한 요상하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가.

애초 국회에 가서는 안 될 자들이 국회에 들어앉아서 국민들 화를 돋우고 있는 것도 한심한 노릇이다. 국민을 대표한다는 자들이 국민들을 불러다 면박을 주고 치욕에 몸서리치게 한다. 의원 배지 달 자격 없는 자가 국악인을 기생으로 폄하하고, 공연한 것을 두고 ‘상납’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는 자신이 불법 대출 혐의로 기소가 됐는데도 한 점 부끄러움 없다는 듯 행동한다.

구청장이 열심히 일하다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선거를 다시 해야 하는 것을 두고 혈세 낭비라고 비아냥거린 자 역시 의원 배지를 단 자다. 사과라고 하기는 했지만, 진심은 아닐 것이다. 무심코 한 번 실수로 튀어나온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아무리 잘 해도 절반 이상의 지지는 받지 못한다. 어차피 반쪽은 다른 편이다. 잘 하면 잘 한다고 박수칠 사람들이 아니다. 그나마 절반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박수를 받으려면 법이 살아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감방 가서 푸시 업 하면서 몸 만들겠다는 자는 반드시 그 소원 들어주어야 한다.

저들은 ‘아버지’의 ‘별’ 추가를 막기 위해 탄핵에 목을 매고 있다. 여사가 만약 사과를 하게 되면 ‘사과했으니 없었던 걸로 하자’며 물러날 자들이 아니다. 이실직고했으니 탄핵이 정답이라며 촛불을 들고 뛰쳐나올 것이다.

문제는 한남동 사람들이다. ‘라인’ 소리가 나오고 정리해야 한다는 요구에 비선 라인은 없고 대통령 라인만 있다고 했다. 하지만 사이다처럼 명쾌하지 못하다. 갈수록 고구마다. 지리멸렬하다 또 빼앗길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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