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감시하는 경찰들에게 옷 주고 보살펴...복음의 증인 돼
“중국정부 핍박 받고있는 교회들, 박해자들 위해 간절히 기도”
격분한 경찰관에게 주먹‧발길질 당했지만...“훌륭한 영적 훈련”

다이지차오와 가족들 (2021년 촬영). /한국VOM
다이지차오와 가족들 (2021년 촬영). /한국VOM

중국 당국으로부터 가혹하게 핍박받고 있는 청두시 이른비 언약교회(Early Rain Covenant Church)의 지도자인 다이지차오(Dai Zhicha)는 지난해 9월부터 가택 연금상태에서 감시를 받고 있다. 당국은 그가 집 밖에 쓰레기를 내놓거나 심지어 코로나 검사를 받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다이지차오는 항의하거나 법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성도들과 함께  24시간 교대로 자신을 감시하는 경찰들에게 옷을 주고 보살펴주며 복음의 증인이 됐다.

지난달 28일 한국 순교자의 소리(Voice of the Martyrs Korea, 한국VOM)는 이같은 소식을 전했다. 한국VOM에 따르면 이른비 언약교회가 위치한 청두시는 올해 유난히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경찰들은 혹한 속에서 심지어 철야로 야외 근무를 서야 하는데 당국으로부터 방한복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었고, 이에 다이지차오와 이른비 언약교회 성도들은 경찰들에게 따뜻한 물과 옷과 담요들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현숙 폴리 한국VOM 대표는 “이것은 이른비 언약교회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라, 중국 정부의 핍박을 받고 있는 다른 교회들에서도 볼 수 있는 모습”이라며 “이 성도들은 박해자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한다”고 설명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다이지차오는 ‘우리는 우리와 함께하시는 주님이 중국 공산당과 함께하는 자들보다 능력과 권세가 더 크시다는 사실에 대해 주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우리를 핍박하는 사람들에게 주님의 긍휼하심이 함께 하기를 기도해주세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이지차오와 이른비 언약교회 성도들이 경찰들에게 친절을 베풀었다는 소식을 들은 중국 당국은 그 경찰들을 다른 근무지로 전속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른비 언약교회는 지난 2018년 12월 9일, 담임목회자 왕이(Wang Yi) 목사와 100명 이상의 교인들이 체포된 이후 핵심적인 교회 지도자들에 대한 일련의 압수 수색과 구금을 당해 왔다. 왕이 목사는 국가권력 전복 선동과 불법 영업 혐의로 2019년 12월 30일 청두시 중급 인민법원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다이지차오는 이전보다 더 자주 경찰의 표적이 됐다. 지난 2021년 5월, 다이지차오와 이른비 언약교회의 또 다른 지도자 한 명이 경찰서에서 조사받고 있는 교인에게 음식을 가져다주려 했을 때 경찰이 두 사람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격분한 사복 경찰관에게 주먹질과 발길질을 당했지만, 다이지차오는 그 모든 경험을 “훌륭한 영적 훈련”이라고 표현했다. 

한국VOM에 따르면 다이지차오의 가족은 지난 1년 동안 계속 괴롭힘을 당해왔다. 사복 경찰이 문을 부수며 위협했고 열쇠 구멍에 여러 차례 이물질을 쑤셔넣어 가족들이 구멍에 열쇠를 넣지 못하게 하기도 했다. 다른 식구들은 외출을 하고, 학교에 가고, 식료품을 사러 갈 수 있지만 다이지차오는 지금도 죄수처럼 집에 계속 감금돼 있는 상태다. 

다이지차오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저는 하나님께서 저를 강하게 하시고, 이 전쟁을 감당하게 도와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모든 일을 주관하고 계신다고 믿습니다. 앞으로 제 인생에 훨씬 더 많은 괴롭힘과 방해가 닥쳐오겠지만 하나님께서 도와주시기를 기도합니다”라는 글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