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대법원의 보석으로 풀려났다. 김용은 2021년 이 대통령의 대선 경선캠프 총괄본부장 시절 대장동 개발업자들로부터 6억 원을 전달받은 혐의 등으로 징역 5년, 벌금 7000만 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상태였다.

국민의힘은 김용의 석방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송언석 비대위원장은 "(이 대통령의) 5개 재판이 중단된 것처럼 우리나라 사법부가 권력에 완전히 무릎을 꿇은 상징적 장면"이라고 비판했다. 최은석 수석대변인은 "대한민국을 면죄부 공화국으로 만들 작정이냐"며 "대한민국이 범죄자 천국으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직격했다.

야당의 비판이 아니더라도 김용의 석방은 민망스럽다. 김용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유죄 판결을 받고 법정 구속된 범죄자다. 대한민국 사법부가 거대 야당 지도자의 핵심 측근에게 이렇게 일관되게 유죄 판결을 내리기도 쉽지 않다. 김용의 범죄 사실이 반박 불가능할 정도로 입증되지 않았다면 나타나기 힘든 현상이다. 이런 자를 대법원은 다시 보석으로 풀어줬다.

김용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본인 입으로 ‘분신’(分身)이라거나 "김용이나 정진상쯤은 되어야 측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 중 최측근이라는 얘기다. 이런 인물이 이 대통령 취임 후 100일도 되지 않아 풀려났으니 이런저런 뒷말이 없을 수 없다. 여권 스스로 오이밭에서 신발끈 고쳐매는 오해를 자초하는 셈이다.

이제 우리나라 국민들은 법원의 판결을 보면서 누구에게 죄가 있느냐가 아니라, 누구게에 권력이 넘어갔느냐를 판단할 것 같다. 이미 조국과 윤미향이 사면을 받았고, 정진상과 이화영도 조만간 풀려날 것이라는 전망들도 내놓는다. 김용도 석방되면서 "동지들의 억울함과 무고함도 조만간 밝혀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범죄자가 법원의 판결을 미리 예단한 셈이다.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정치 검찰에 철퇴를 내려야 할 때"라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 정치인들은 김용이 석방되는 날 교도소 앞에 몰려가 ‘사필귀정’ ‘김용은 무죄다’ 등 손팻말을 들고 환영했다. 손팻말은 사회적 약자들의 의사 표현 수단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을 장악한 자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사법부에게 눈 부라리며 협박하다가 손팻말 들고 즙 짜는 얄팍한 약자 코스프레라니. 둘 중 하나만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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