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김용식

4성 장군 출신 국회의원 김병주와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당시 북한에 정찰 드론 몇 번 띄운 것을 두고 ‘외환유치’ ‘내란’으로 몰고 있다. 군 출신이라면 더더욱 정찰의 중요성을 알 텐데, 오히려 과거 북한의 입장문까지 읊어대며 윤석열 정부의 군 작전을 범죄 취급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대한민국 군이 북한 상공에 드론을 보낸 것이 ‘외환죄’라니. 북한은 그동안 수차례 드론을 보내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했다. 그에 대한 응징 없이 그저 지켜보기만 했다면 그게 오히려 직무유기 아닌가. 군은 국민의 생명과 주권을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면 모든 수단을 강구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기밀 사안이었을 군의 정찰 및 임무 수행 활동을 공개하는 것도 모자라, 선동 소재로 삼는 건 대한민국의 국익과 안보를 팔아먹는 배신행위다.

김병주의 논리라면 중국의 서해 구조물과 서울 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는 전쟁 도발인가, 아닌가. 외세의 침략 시도에는 침묵하고, 우리 군의 드론을 활용한 정찰 작전은 외환유치란다. 대체 어느나라 국회의원인가. 중국이나 북한이 먼저 우리를 도발하는 건 괜찮고, 우리 군이 사전 조치를 하거나 도발에 대응하면 평화를 깨부수고 전쟁이라도 부른다는 것인가. 이런 기형적 논리야말로 굴종이고, 자해 아닌가.

북한의 15호 관저든 남포의 해군기지든, 적의 핵심 시설을 정찰하는 건 당연한 군사적 활동이다. 주한미군의 정보자산과 함께 우리 군도 자체적으로 정보를 수집해야 유사시 대응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이를 범죄 취급하는 4성 장군 출신 민주당 국회의원을 보자니, 대한민국 안보가 이 정권 임기 내에 어디까지 추락할지 심히 우려스럽다.

더 기가 막힌 것은 민주당 원내대표 대행 김병기의 발언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전쟁이 훨씬 가까이 와 있었던 것 같다"라니. 세 치 혀로 국민의 공포심을 자극해 선동하는 저질스러운 민낯이다. 전쟁을 부르는 것은 언제나 북한의 도발이다. 수시로 미사일을 쏘고 쓰레기 풍선을 날리는 북한의 불장난이야말로 전쟁을 부르고 있다.

현대 전쟁터에서 드론이 보여주는 위력은 온라인에 전부 퍼져있다. 그런 드론이 수도권 하늘을 침범했고, 뭘 담았을지 모를 쓰레기 풍선마저 수도권에 날아들었다. 하나하나가 얼마나 치명적일지 예상하기 힘든 이때, 군의 정찰과 대응 능력을 강화할 생각은커녕 정치적 공격거리로 삼는 민주당 태도가 정상인가. 우리 군이 적국 눈치 때문에 작전도 못한다면 그런 군대가 무슨 필요 있나.

대한민국 안보를 책임져야 하는 정치인이라면, 더욱이 4성 장군 출신이라면 군의 기밀 작전을 떠벌리며 정치공세를 할 게 아니라 우리 군의 정찰 활동이 북한에 노출된 이유와 문제점부터 고민해야 정상 아닐까. 혹여 군 경험 없는 인사가 국방부 장관이 된다니 배가 아파서 하는 헛소리라면 일기장에나 쓰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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