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김용식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이 중대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가 강화되면서, 한국 기업들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품이 포함된 이번 조치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은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상당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미·중 갈등 같은 외부요인으로 인해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는 현대 산업의 근본이자 핵심 요소로 스마트폰·자동차·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수적이다. 한국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글로벌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TSMC 같은 해외 업체들의 기술 발전과 가격 경쟁력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기술 자립과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 하고,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특히 연구개발(R&D) 투자는 가장 중요한 과제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R&D 예산에 대한 질적 개선과 지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예산 삭감으로 비효율적인 부분을 제거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만큼 AI·첨단 바이오·양자 기술 등 국가 미래 전략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R&D 예산 삭감을 맹비난하며, 국가의 미래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들의 선동으로 과학기술계의 예산이 마치 다른 곳에 낭비되는 것처럼 여론이 들끓었다.

최근 민주당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과학기술, 국방과 사회복지, 보건 등의 분야에서 수천억 원을 삭감하는 감액 예산안을 단독 처리했다. 과학기술 예산은 573억 원이 삭감되고, 민관합작 선진 원자로 수출 기반 구축 R&D 사업은 70억에서 무려 7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단지 ‘윤석열 정부의 예산’이라는 이유로 난도질을 해놓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감액 예산안의 본회의 상정을 보류,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오는 10일까지 여야가 합의해 내년도 예산안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예산 삭감이야말로 국가의 연구와 개발을 저해하고, 미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위기에 처해 있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꿀 가능성 역시 충분히 존재한다. 충분한 지원과 기술 자립, 미국과의 협력, 공급망 다변화 그리고 국민의 지지가 함께한다면, 우리 기업들은 다시 한번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이 반도체 강국으로서 재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다. 철부지 야당은 못 말리더라도, 여당이라도 정신 차리고 정부와 기업들을 도와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소망한다.

"기술이 앞선 민족일수록 남보다 일찍이 발전과 번영을 이룩했으며 앞으로도 그러한 민족이나 국가가 남보다 앞서 세계를 이끌어 나가게 될 것이다." 1971년 4월 8일 박정희 대통령.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