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KDB, 4년 만에 백서 발간...'개인 존엄성‧자유권' 침해 가장 빈번

2000년대 이후 불법구금‧고문폭행 빈도 줄었지만...실제로는 꾸준히 보고
강제매춘‧인신매매 주 피해자는 '10~30대 여성'...강제송환도 여성 74.5%

사법기관서 개인생명 박탈하는 사법적 집행도 만연...57.2%가 공공장소서
즉결처형‧공무원 개인살해‧특정대상 암살‧대량학살‧실험살해 등도 나타나

2020년 들어 통신‧정보이용 제한도 늘어...해외파견 노동자 노동권도 열악

북한인권정보센터(NKDB)가 2024 북한인권백서 발간을 기념해 10일 프레스센터에서 '기록으로 바라보는 북한인권의 미래와 과제' 세미나를 열고 있다. /연합
북한인권정보센터(NKDB)가 2024 북한인권백서 발간을 기념해 10일 프레스센터에서 '기록으로 바라보는 북한인권의 미래와 과제' 세미나를 열고 있다. /연합

북한인권정보센터(NKDB)의 북한인권백서가 4년 만에 발간됐다. ‘2024 북한인권백서’에서는 불법구금, 고문‧폭행, 인신매매 등의 개인의 존엄성 및 자유권 침해 사건이 북한 내에서 가장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제송환 등 이주 및 주거권 침해 사법적 집행 등 생명권 침해도 빈번한 것으로 조사됐다. 

NKDB 북한인권기록보존소는 지난 10일 ‘2024 북한인권백서’(이하 백서)를 발간했다. NKDB는 북한의 인권실태를 체계적으로 조사·분석하고 객관적인 북한인권 실태자료를 국내외에 제공할 목적으로 이 백서를 만들어 왔다. 이번 백서는 2020년 이래 4년 만에 발표됐다. 

‘NKDB 통합인권 DB’에 기초한 이번 백서는 8만7317건(2020년 대비 10.8% 증가)의 사건, 5만6452명(2020년 대비 15.6% 증가)의 인물 데이터에 근거하고 있다. 조사 방법은 인터뷰 88.3%(7만7119건), 수기 혹은 출판물 5.7%(5016건), 신문 혹은 발행기사 3.8%(3344건), 설문지 1.4%(1264건), 그 외 편지 57건, 정부의 언론발표 1건, TV 및 라디오 1건, 번역된 문서 48건, 기타 467건 등이다.

◇ 발생 빈도는...개인 존엄성‧자유권 > 이주 및 주거권 > 생명권

이번 백서에서 조사된 북한 내 인권침해 사건 발생 빈도가 높은 권리 유형은 ▲개인의 존엄성 및 자유권(60.3%), ▲이주 및 주거권(13.2%), ▲생명권(10.6%) 순으로, 이는 전체 권리 유형의 84.1%나 차지했다. 

먼저 개인의 존엄성 및 자유권 침해 사건(5만2669건)은 불법구금 3만2257건(61.2%), 고문 및 폭행 6977건(13.2%), 강제매춘 및 인신매매 4492건(8.5%) 순이다. 시기별 발생 비율은 2000년대 66.2%, 2010년대 59%, 2020년 이후 53.9%로, 2000년대 이후 점차 발생 빈도가 줄어들었지만 실제로 북한 내 관련 인권 침해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강제매춘 및 인신매매 사건(4492건)도 꾸준히 발생했는데, 사건 당사자의 연령대는 20대(41.3%), 30대(21.6%), 10대(16.6%) 순이었다. 성별로 살펴보면 10대 피해자 중 741건(99.3%), 20대 중 1852건(99.8%), 30대 중 966건(99.7%)이 여성이었다. 이를 통해 강제매춘 및 인신매매의 주된 피해자가 10~30대 여성임이 파악된다.

◇ 강제송환 발생 비율은 중국이 98.9%...피해자는 여성이 74.5%

이주 및 주거권 침해 사건(1만1499건)은 강제송환 8230건(71.6%), 국내추방 2999건(26.1%)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강제송환 발생 비율은 중국 98.9%, 러시아 0.5%로 대다수가 중국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강제송환 피해자 성비도 여성이 74.5%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북한 여성들이 경제활동을 위해 불법으로 국경을 넘고 이중 많은 이들이 중국 국적의 남성과 혼인하는 것을 감안할 때, 강제송환 피해자 역시도 북한 여성이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 생명권 침해, 사법기관서 개인생명 박탈하는 사법집행 5464건

생명권 침해 사건(9293건)은 사법적 집행 5464건(58.8%)과 다른 직접적 행동으로 인한 사망 2519건(27.1%) 순으로 나타났다. 다른 생명권 침해 사건 유형으로는 즉결처형 249건, 공무원에 의한 개인적 살해가 68건, 특정대상자에 대한 살해(암살) 56건, 실험용 살해(생체실험/의학적 실험) 48건, 대량학살(집단살해) 20건, 강간 살해 6건 등이 보고됐다.

사건 발생 장소는 보위부 및 안전부 조사 및 구류 시설이 1만6173건으로 가장 높았으며, 정치범수용소 5527건, 중국 내 구금시설 4789건, 단련대 4443건, 집결소(교양소) 4058건, 교화소 3422건 순으로 나타나 구금시설에 이루어진 사건만 72.9%에 달했다.

특히 사법적 집행은 사법기관에서 개인의 생명을 박탈하는 것으로, 사법적 집행이 이루어지는 곳은 공공장소가 57.2%로 가장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북한 정부가 공공장소라는 다수의 주민이 볼 수 있는 공간을 활용해 불법적 혹은 비사회주의 행동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방안으로 활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직접적 행동으로 인한 사망은 음식제공 거부 27.4%, 고문과 만행의 결과 24.8%, 적정치료 미비 사망 21.6% 순으로 조사됐다. 교화소, 보위부·안전부 조사 및 구류시설 등 구금시설 내에서 발생한 사건이 76.5%로 대다수였다. 사건 원인별로는 국경관리범죄가 43.7%(2만3025건)로 가장 높았으며, 형사범 22.9%(1만2042건), 정치범 20.9%(11,029건) 순이었다.

◇ 정보이용 제한, 2000년 0.2%서 2020년 이후 8.9%로 크게 늘어

백서에 따르면 2020년 들어 크게 증가한 인권 침해 유형으로 통신 및 정보이용의 제한이 있다. 전체 DB사건 대비 비중이 과거 2000년대에는 0.2%, 2010년 0.8%였지만, 2020년 이후에는 8.9%로 크게 늘었다. 유형은 정보청취 및 이용이 55.6%(258건)로 절반 이상이다. 종교박해가 33.6%(156건)로 뒤를 이었다.

노동권 침해 사건(2015건)도 꾸준히 나타났다. 지역별로 러시아 97건(4.8%), 중국 88건(4.4%) 등의 해외지역도 조사됐다. 해외 파견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이 적절히 준수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북한 당국이 최대한 많은 금액의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 일자리 확보가 용이하고 급여 수준이 높은 위험한 업종에 자국 노종자들을 집중적으로 파견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이 열악한 작업 및 거주환경, 임금체불, 장기간 노동과 같은 심각한 인권 침해에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적절한 음식권의 침해 1449건, 적절한 의료서비스 침해 711건, 강제 낙태 430건, 강제이혼 174건, 금혼 40건, 강제결혼 18건, 재산몰수 326건, 국가기관원의 강탈 및 절도 298건, 금품강요 211건, 대학 등 고등교육 기회 박탈 623건, 의무교육 기획 박탈 36건 등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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