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에서 중국에 관해 이야기하는 대부분 사람들이 중국은 곧 몰락할 것이라고 말한다. 중국이 몰락한다는 이론, 즉 중국 몰락론이 대유행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고 말하기가 쑥스러울 정도다. 학자들, 기자들 그리고 자신이 중국의 전문가임을 자랑하는 수많은 유튜버들이 중국은 이제 곧 망할 나라라고 이야기한다. 유튜브 방송 제목을 센세이셔널하게 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중국이 곧 굶어 죽을 나라’라는 섬네일조차 보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중국의 부상을 과장하는 경향이 많았다. 미국 뉴욕의 월 스트리트가 붕괴했던 2008년 가을, 한국의 식자들은 미국의 자본주의는 몰락했고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가 다가올 세대의 대세라고 봤다. 이제 곧 중국 패권의 시대가 온다고 보았다. 2013년 한 소설가는 ‘우리 국민 중 중국이 곧 G1이 되리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사실 미국의 리만 브라더스가 붕괴된 직후, 한 강연회에서 필자는 강의 시작 전 청중에게 ‘앞으로 30년 후 세계의 패권국은 어느 나라일까요?’ 라는 질문을 했다. 전직 장·차관들의 공부 모임이었는데, 단 한 사람도 예외 없이 전원이 중국이라고 대답했다. 필자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 30년 후 세계 패권국은 미국이라고 확신한다"는 말로 강의를 시작했다. 필자는 중국이 부상하기 시작한 이래 중국이 미국을 앞선다는 주장에 단 한 번도 동의하지 않았다. 미국이 패권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필자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멍청하게 있다가 중국이 막강해진 이후 패권을 중국에게 평화적으로 넘겨줄 나라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중국은 소련과 달리 미국과의 경제거래를 통해 세계 2대 부국으로 성장한 나라다. 그래서 중국의 경제는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 무너뜨릴 수 있는 구조였다. 그래서 미국은 중국이 도전할 경우 중국을 국제경제 체제에서 제외 혹은 추방 (decoupling) 시킴으로써 중국의 경제를 파탄낼 수 있고 중국의 패권 도전을 분쇄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 일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대중국 패권전쟁은 군사력을 통한 전쟁까지 도달하기 이전, 경제전쟁만으로도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중국 몰락론은 상황에 대한 올바른 분석이다.
다만 하나 묻고 싶은 것은, 바로 1년 3개월 전까지만 해도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을 외쳐대던 정신 나간 정권이 집권하고 있던 당시, 최근 중국몰락론을 외치고 있는 그대들은 그때 어디서 무슨 주장들을 하고 있었느냐는 것이다. 지난 10여 년, 중국이 미국을 이길 수 없다고 주장함은 정말로 외로운 일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