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종묘·한강버스 등 서울시 현안을 잇달아 겨냥하자 그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정치권에선 서울시장보다 차기 당권 도전에 무게가 실린다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이 때문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 총리 간 당권 싸움이 어떻게 번질지 정치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정치평론가로도 활동하는 서정욱 변호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김민석은 서울시장 아닌 당권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정청래가 (김 총리의) 서울시장 출마를 떠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 변호사는 정 대표 입장에서 김 총리의 서울시장 출마 자체는 “일거양득”이라며 “차기당권 경쟁자를 없앨 수도 있고, (김 총리가) 당선돼도 ‘지방선거 승리했다’고 주장하며 차기 당권을 거머쥘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교롭게도 최근 김 총리는 연일 ‘오세훈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종묘를 찾은 김 총리는 “종묘에 고층건물이 들어선다면 종묘에서 보는 눈을 가리고 숨을 막히게 하고 기를 누르게 하는 결과가 되는 것”이라며 오 시장의 정책에 사실상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 14일에도 김 총리는 서울 광진구 한강버스 선착장을 찾아 “제가 제일 관심 있는 것은 안전”이라며 “한강버스 운영은 서울시와 관련한 것(시청소관)이지만 안전 부분은 걱정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한강버스 운항을 두고 ‘안전 불안, 혈세 낭비’라고 주장하고 있는 데, 여기에 김 총리가 직접 등판해 여당에 힘 보태기에 나선 것이다.
또한 김 총리는 17일에도 서울시가 추진중인 ‘감사의 정원’ 사업에 대해 행정안전부에 “사업의 법적 문제는 없는지 확인해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의 정원’은 한국전쟁 참전국에 대한 감사 의미를 담은 상징 공간 조성 사업을 말한다.
김 총리의 서울시정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자 국민의힘은 이를 ‘선거개입’으로 규정했다. 18일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등 11명은 김 총리를 향해 “오세훈 스토커냐. 아니면 서울시장 후보인가”라며 “선거개입 중단하고 민생으로 돌아가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다만 정치권 분석과 달리 김 총리가 실제 ‘서울시장’ 선거에 나갈지는 미지수다.
만약 김 총리가 출마한다면 과거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 낙선한 아쉬움이 그 배경으로 지목된다. 김 총리는 실제 2002년 6월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에게 밀려 낙선한 경험이 있다. 또한 김 총리가 차기 대권을 꿈꾸고 있다면 서울시장이 필수 보직이라는 이유도 제기된다.
반대로 김 총리가 출마하지 않는다는 분석도 우세하다.
한준호 민주당 최고위원은 18일 밤 MBC 라디오에 출연해 “제가 김민석 총리라면 서울시장 선거 보단 당대표 선거로 나오지 않으실까 하는 개인적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김 총리와 대화 끝에 나온 말씀이냐’는 물음엔 “추정”이라고 답했다.
김 총리 역시 국무총리 후보자 시절부터 꾸준히 서울시장 출마설을 부인하고 있다. 김 총리는 이달 5일에도 김어준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제가 차출되는)그런 상황은 안 만들어질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17일 총리실 관계자도 “김 총리가 비공개 정례회의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나갈 의사가 없다고 확고히 밝혔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