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 서한 통해 기부 의지 재차 강조
"차기 경영진 신뢰할 때까지 버크셔 A 보유"
은퇴를 앞두고 있는 ‘투자의 전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 회장이 기부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 등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이날 ‘추수감사절 메시지’라는 제목의 주주 서한에서 자녀들의 재단에 버크셔 주식을 증여하는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버핏 회장은 이날 버크셔 A주 1800주를 B주 270만주로 전환해 자녀들이 관리하는 가족 재단 4곳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여 규모만 13억 달러(약 1조 9027억 원)에 달한다.
매년 추수감사절 서한을 통해 자녀들의 나이가 많은 만큼 주식 증여 방식으로 기부하겠다고 언급해온 버핏 회장은 "내 자녀들은 모두 일반적인 은퇴 연령을 지난 72세, 70세, 67세에 이르렀다. 세 자녀 모두가 나처럼 노화가 지연되는 특별한 행운을 누릴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실수일 것"이라며 "신탁 관리인이 그들을 대신하기 전에 (자녀들이) 내 전 재산을 처분할 수 있도록 세 재단에 대한 생전 증여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버핏 회장은 이날 또 차기 경영자에 대해 주주들이 신뢰감을 가질 때까지 버크셔 주식을 보유하겠다고도 밝혔다. 버핏 회장은 "(그레그가) 신뢰를 얻는 데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내 자녀들은 이미 버크셔 이사들과 마찬가지로 그레그를 100%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레그는 버핏 회장의 뒤를 이어 버크셔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게 될 그레그 에이블 버크셔 부회장을 지칭한다. 버핏 회장은 지난 2분기 말 기준으로 약 1490억달러 상당의 버크셔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한편 이번 서한에서 버핏 회장은 이례적으로 자신의 건강 상태가 좋다고도 전했다. 버핏 회장은 "놀랍게도 평소에 기분이 좋다. 움직임이 느리고 읽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지만, 일주일에 5일씩 사무실에서 멋진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며 "노화가 늦게 시작되긴 했지만... 일단 나이가 든 건 부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올해 95세인 버핏 회장은 고령에도 늘 건강한 모습으로 버크셔의 경영을 이끌어왔지만 2026년 1월 1일자로 CEO 자리를 물려주고 이사회 운영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