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지난해 5월 3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투자의 전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올 연말 은퇴를 앞두고 대규모 기부에 나섰다.

28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버핏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을 처분해 60억 달러(약 8조 1870억 원)를 재단 5곳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이번 기부금은 버핏이 기부 활동을 시작한 2006년 이후 연간 기준 최고 액수다. 기부금은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과 버핏이 첫 번째 아내와 함께 시작한 자선 단체인 수잔 톰슨 버핏 재단, 버핏의 자녀들인 수잔·하워드·피터가 각각 이끌고 있는 셔우드 재단 , 하워드 G. 버핏 재단 , 노보 재단에 오는 30일께 전달될 예정이다.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버핏이 2006년부터 2021년까지 이사를 역임하는 등 수년간 긴밀히 협력해 온 자선 단체 중 하나이고 수잔 톰슨 버핏 재단은 가족 계획과 모자 보건 분야에 역점을 두고 있다. 버핏의 세 자녀가 이끄는 재단은 각각 인신매매 근절과 분쟁 종식, 유아교육, 여성과 원주민공동체 등을 위한 자선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올해 95세인 버핏은 그동안 재산을 자녀들에게 물려주는 대신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히며 기부 활동을 꾸준히 이어 왔다.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만 600억 달러를 넘어섰다. AP통신에 따르면 버핏은 자신이 사망할 경우 재산의 약 99.5%를 자선 활동에 사용하겠다는 유언을 공고히 하기도 했다.

자선 신탁에 재산을 기부하면 버핏의 세 자녀가 이 신탁을 관리하면서 10년간 각자 원하는 자선 단체에 기부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경제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의 지분 13.8%를 보유하고 있는 버핏의 순자산은 1520억 달러 가량으로 부자 순위 세계 5위였으나 이번 기부로 순위가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버핏은 내년 1월 1일부터 60년간 지켜온 버크셔 해서웨이의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넘겨주고 경영과 투자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다만 버크셔 해서웨이의 이사회 회장 직함은 계속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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