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스 멤버 폴 매카트니(83)가 최근 자서전에서 자신이 ‘대역’이라는 오랜 소문을 인정했다는 보도가 눈길을 끌었다. 1966년 11월을 전후해 시작된 이 소문은 폴이 교통사고로 죽었는데 음반사가 몰래 대역을 구해 비틀스 활동을 계속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폴은 자서전에 "당시 비틀스 멤버들과의 불화, 법적 분쟁 등에 시달려 이전의 폴은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쓴 것으로 전해졌다. 오랜 헛소문을 너그럽게 품어준 셈이다.
당시 앨범 ‘에이비 로드’(1969) 표지가 음모설에 기름을 부었다. 멤버 4명이 녹음실 앞 횡단보도를 줄지어 건너는 별 뜻 없는 장면인데 유독 폴만 맨발이라는 이유였다. 폴이 아무리 해명을 해도 ‘했네, 했어’식 소문에 빠진 팬들은 굽히지 않았다.
에이비로드 표지 외에도 비틀스의 노래 ‘레볼루션 넘버 나인’을 거꾸로 재생하면 폴의 죽음을 암시하는 문장이 들린다거나, 폴의 현재 사진과 옛 사진을 비교하며 신체적으로 달라졌다는 식의 보도가 잊을 만하면 등장했다.
보다 못한 폴은 아예 음모설을 유머로 승화시켰다. 1993년 발표한 실황앨범 제목을 ‘폴은 살아있어’라고 짓고, 문제의 옛 횡단보도를 개와 함께 건너는 익살맞은 사진을 내걸었다. 이번엔 구두를 신는 것도 잊지 않았다.
2019년 봄에는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호주 A리그로 이적했다는 가짜뉴스와 함께 폴의 딸이자 유명 패션디자이너 스텔라가 ‘아버지는 가짜’라고 고백했다는 만우절 기사에 전 세계가 폭소했다.
그는 현재 25곡의 신곡을 작업중이며, 내년 중 새 음반을 발표한다고 예고했다. 팔순을 넘기고도 변함없는 폴 매카트니의 열정과 성실함은 그의 ‘대역설’에 대한 가장 확실한 반증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