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이재명 정상회담에서 충격적인 발표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핵잠수함 보유를 승인했다는 내용이다. 이에 민주당과 이 대통령 지지자뿐만 아니라 이 대통령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 왔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회담 성과를 칭찬했다,
그렇다면 정말 핵잠수함과 관련된 이번 회담이 매우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을까? 이것에 대한 답을 하려면 먼저 하나하나 따져봐야 한다.
먼저 필요성이다. 핵잠수함이라는 비대칭 군사 전략을 보유하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 필자 역시 있으면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핵잠수함을 합리적인 비용으로 소유할 때의 얘기다.
현재 여러 군사전문가 의견과 미국으로부터 핵잠수함 보유 승인을 먼저 받은 호주의 사례를 비추어 볼 때, 우리나라가 핵잠수함을 1척을 보유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유지보수 비용까지 합친다면 약 10조 원이다. 거기에다 트럼프는 핵잠수함을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 필리조선소에서 만들어야 한다고 못박았다. 그렇게 되면 핵잠수함 건조를 위한 조선소 투자비용 수백조 원도 우리가 지불해야 된다. 일반적인 상식과는 괴리가 있는 상상이상의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물론 그 정도 비용을 들여서라도 핵잠수함을 보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 이번 협정은 매우 성공적이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의 적국인 북한을 견제하기 위한 용도라면 핵잠수함은 오히려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핵잠수함은 심해와 대서양을 무대로 활약하기에 최적화된 군사장비지만, 그만한 출력을 내기 위해 엄청난 소음이 발생한다. 때문에 수심이 낮은 서해와 남해에서는 소음이 심해 오히려 탐지 위험이 크고 효율이 낮다. 같은 예산으로 수백 대의 무인잠수정(UUV)을 확보하면 연안 전역을 실시간 감시하고, 북한의 잠수함과 SLBM 위협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다만 중국과 직접적인 전쟁을 벌이게 된다면 핵잠수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주한미군이 주둔하는 한 중국과 우리가 직접 전쟁을 벌일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오히려 중국과 대만이 양안전쟁을 벌이게 되면, 미국은 주한미군을 통해 이 전쟁에 개입하게 될 것이고, 자신의 필요에 의해 자국 핵잠수함을 우리나라에 배치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나라는 지금 당장 수백조의 돈을 들여서 핵잠수함을 도입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종합해 본다면, 이 대통령의 이번 회담은 오히려 트럼프에게 농락당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