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세계 美 장성 800명 소집 '좌파 척결' 연설
국방부를 '전쟁부'로 바꾸고 '핵전력 업그레이드할 것"
"트렌스젠더 같은 쓰레기...살진 장군·병사 용납 못해"
韓 한동참모본부 15일 예정된 호국훈련 11월로 연기
경주 APEC 이유 불구 훈련은 강원도...北 의식한 듯
주한미군 참가 대규모 실기동 훈련...병력 이동중 중단
미국이 전 세계 장성급 지휘부를 한자리에 모아 전쟁 준비 태세를 다지는 가운데, 한국은 예정됐던 훈련마저 연기해 국방 대비 태세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핵무기 업그레이드와 전쟁부 부활을 강조하며 군사력 강화를 천명했지만, 한국 합참은 오는 15일부터 예정된 ‘호국훈련’을 11월로 미뤘다. 군 안팎에선 북한에 대한 의식과 정부의 대북 유화 기조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서 열린 전군 지휘부 행사에서 “핵 전력을 업그레이드할 것”이라면서도 “그 힘은 너무도 엄청나서 실제로 쓰게 되는 상황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그것을 절대로, 절대로 사용하고 싶지 않다, 절대 사용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도 강경한 어조로 전쟁 준비 태세를 선언했다. 그는 “국방부는 더 이상 ‘방어(Defense)’가 아닌 ‘전쟁(War)’ 부서”라며 “오늘은 또 다른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이다. 우리는 전사(Warriors)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전쟁부’로 부처 명칭을 변경한 것을 두고 “단순한 브랜드 변경을 넘어 우리의 목적과 정체성, 자부심을 역사적으로 재확인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병영문화 개혁 방침도 밝혔다. 그는 “너무 오랫동안 인종과 성별, ‘역사상 첫 ○○’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잘못된 승진이 이뤄졌다”며 “더 이상 정체성 정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사무실, ‘드레스를 입은 남자들(트랜스젠더)’, 기후변화 숭배 같은 쓰레기는 없다. 전사 정신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또한 장병들의 체력을 두고는 “살찐 장군과 제독, 뚱뚱한 병사들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반면 같은 날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오는 15일부터 일주일간 예정된 연례 군단급 야외기동훈련인 ‘호국훈련’을 11월로 연기했다. 합참은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대비 태세 강화 및 군단장급 장성 인사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지만, 훈련 지역이 경북 경주와 관련 없어 의문이 제기된다.
7군단은 이미 장갑차 등을 강원도 홍천으로 이동하는 중 갑작스러운 연기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7군단이 상부로부터 훈련 연기 소식을 이날에야 들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지역 언론에 훈련 홍보 기사까지 냈던 부대가 하루 만에 계획을 철회한 것이다.
군 안팎에선 이번 결정이 북한의 반발을 의식한 조치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1일 “한국과 마주 앉을 일이 없으며 그 무엇도 함께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미·일 연합훈련을 맹비난한 바 있다. 실제 국방부는 지난 8월 ‘을지 자유의 방패(UFS)’ 훈련에서 야외기동훈련 절반가량을 9월로 연기한 전례가 있다.
호국훈련은 육군 7군단의 기계화 병력을 중심으로 해·공군, 해병대, 주한미군이 참가해 남한강 도하 등 대규모 실기동이 포함된 합동훈련이다. 미국은 군사력 강화를 선언하며 전쟁 불사를 강조하는 가운데, 한국의 이번 훈련 연기로 국방·안보 태세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