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미군 부대 지휘관을 미 본토로 불러들여 ‘좌파 이념 척결’ 정신교육을 진행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30일(현지시간)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서 열린 ‘전군 지휘관 회의’에 연설자로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에 퍼져 있는 군 장성 800여명을 상대로 전임 민주당 정권이 군 내부에 심어 놓은 ‘좌파 이념’을 척결하기 위한 정신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행사는 소집 사실이 알려진 이후 그 배경과 목적에 대해 큰 관심을 모았다. 전 세계 지휘관을 한데 모은 상태서 특정 지역에 긴급·우발 사태가 발생할 경우 곧바로 대응하지 못해 지휘 공백이 생기는 등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미국 당국은 소집 사유를 밝히지 않아 각종 억측이 제기되는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취재진의 관련 질의에 그런 행사가 있다는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행사에서는 미국의 새로운 글로벌 안보전략 발표 등 거창한 내용은 거의 없었다. 다만 전임 민주당 정권이 군 내부에 심어놓은 인종차별 배제, 성평등 등 이른바 ‘좌파 이념’을 척결하고 진정한 전사 정신을 고취해야 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좌파 이념’ 대신 ‘능력주의’를 강조했다. 그는 "모든 것이 능력에 기반한다. 정치적 이유로 누군가가 여러분의 자리를 차지하게 두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구조는 능력주의 대신 정치적 올바름을 위해 설계됐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방부를 ‘전쟁부’로 개칭한 것에 대해서는 "단순한 브랜드 변경을 넘어 우리의 목적과 정체성, 자부심을 역사적으로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핵무기 능력 향상, 2026회계연도 군 예산에 1조 달러(약 1405조원) 편성. 군함 19척 이상 건조, 군인 임금 3.8% 인상 등에 대해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글로벌 분쟁 해결, 관세 정책, 국경 봉쇄 및 마약 유입 차단, 주요 도시 범죄 척결, 외국의 거액 대미 투자, 가자지구 평화 구상 등 정치 유세장에 와 있는 듯한 발언도 빠짐없이 내놓았다. .
트럼프 대통령에 앞서 연설에 나선 헤그세스 장관은 "군 내부의 ‘워크(Woke·정치적으로 깨어있음을 뜻하는 용어로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과 진보주의에 대한 비판 내포)’ 탓에 전투력이 약화됐다"면서 "더는 이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군인들이 매일 자신의 신체를 단련하고 군인에 어울리는 용모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향후 대대적인 군 고위직 물갈이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앞으로 리더십에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난 확신한다"며 "만약 내가 오늘 하는 말들이 당신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면 당신은 명예로운 결정을 하고, 사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중계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는 헤그세스 장관이 45분, 트럼프 대통령이 1시간 10여분 동안 연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