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암살자’ 리퍼 첫 상시 배치…北·中에 강력 경고
李 "굴종적 사고"에 軍 전문가 "동맹 억지력, 대체 불가"

지난 8월 27일 경기도 여주시 연양동 남한강에서 열린 한미연합 제병협동 도하훈련에서 주한미군 스트라이커 장갑차와 한국군 K200 장갑차가 부교 도하를 하고 있다. /연합

주한미군이 ‘하늘의 암살자’로 불리는 MQ-9 리퍼 무인기를 군산 공군기지에 상시 배치하고 전용 부대인 제431원정정찰대대를 창설했다. 미군이 세계 최강의 킬러 드론을 한반도에 고정 배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억지와 중국 견제까지 염두에 둔 미국의 확고한 안보 의지를 보여준다.

주한 미 7공군은 지난 29일 "리퍼 무인기로 구성된 제431원정정찰대대가 군산 기지에서 공식 임무를 시작했다"며 "이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미국의 굳은 의지를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초대 대대장에는 더글러스 J. 슬레이터 중령이 임명됐다. MQ-9은 과거 순환 배치돼 한미 연합훈련이나 북한 도발 시 운용된 바 있지만, 이번처럼 전용 부대가 창설돼 상시 배치된 것은 처음이다.

리퍼는 최대 14시간 이상 장기 체공이 가능한 다목적 무인 공격기로, 정밀 타격·감시·정찰은 물론 적 지휘부 제거 작전에 투입될 수 있는 최첨단 무기다. 길이 11m, 날개폭 20m에 달하는 기체는 레이저유도폭탄과 공대공 미사일로 완전 무장할 수 있으며, 고도 7㎞ 이상에서 은밀히 작전할 수 있다. 2020년 미군이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를 제거할 때 사용된 기종도 리퍼였다. 군 관계자들은 "북한은 물론 중국도 이번 고정 배치를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앞서 지난 25일에는 미 해군 7함대의 상륙지휘함 블루릿지함이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블루릿지함은 7함대 지휘부와 1000여 명의 승조원이 탑승하는 핵심 전력으로, 직전 열린 한미일 연합훈련 ‘프리덤 에지’에 참가해 연합작전 지휘 능력을 과시했다. 2019년, 2020년에 이어 세 번째 부산 기항으로, 최근 미국이 전략자산을 연이어 전개하며 한반도 안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외국 군대 없이는 자주국방이 불가능하다는 굴종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며 자주국방을 강조했다. 그는 "첨단 무기체계로 무장한 스마트 정예 강군을 구축해 완전한 자주국방 태세를 갖추겠다"고 했지만, 북한의 위협이 고도화되는 현실에서 미군 전략자산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은 안보 현실을 외면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 전문가 A씨는 "리퍼 같은 전력이야말로 북한이 도발을 엄두도 못 내게 만드는 실질적 억지력"이라며 "대통령이 동맹의 가치를 ‘굴종’으로 표현하는 것은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 뿐"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전직 장성도 "한국군이 첨단 전력을 도입하고 있지만 미군의 정보·정찰 능력은 당분간 대체 불가능하다"며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자주국방 주장은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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