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8·22 전당대회를 앞두고 10일 첫 TV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서울 종로구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에는 당대표 예비경선을 통과한 김문수·안철수·장동혁·조경태 후보(가나다순)가 참석했다. 각 후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과 탄핵, 특검에 대한 입장, 극우 논란 등을 놓고 상반된 주장을 이어갔다.

김문수 후보는 조경태 후보를 향해 “윤 전 대통령 탄핵에 가장 앞장서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조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은 (계엄을 일으킨) ‘만고의 역적’이지 않느냐”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주인에게 총부리를 겨눈 게 ‘만고의 역적’이고 대역죄인”이라고 맞받았다.

그러자 김 후보는 “(계엄으로) 누가 다친 사람이 있느냐”며 “계엄은 헌법상 대통령의 비상대권 중 하나다. 자기 당에서 뽑았던 대통령을 ‘만고의 역적’이라고 하면 되겠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민주당이 계속 (국무위원들을) 탄핵하고 예산을 깎아 국정 유지가 안 될 정도였다. 민주당에 계엄을 유발한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조 후보는 “(줄 탄핵과 예산 삭감 등) 야당이 힘들게 하면 (대화 등) 정치력으로 풀어야 한다”며 “비상계엄을 통해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국격을 실추시켰다”고 지적했다. 또 “과거 같으면 삼족을 멸할 중범죄자를 자꾸 대변하니 우리 당이 내란당이 되는 것”이라며 “젊었을 때 민주화 운동을 했던 청년(김문수)의 따뜻한 마음과 열정은 어디로 갔느냐”고 비판했다.

장동혁 후보는 안철수 후보를 향해 정치 특검에 찬성한 경위를 집중 추궁했다.

장 후보는 “(안 후보가 최근 내란 특검을) 정치 특검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왜 계속 특검법에 찬성했느냐”고 물었고, 안 후보는 “기존 특검 찬성은 두 번 밖에 안 했고, 이번 특검은 찬성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무리하게 칼날을 휘두르는 정치 특검임을 알고도 찬성했느냐”는 장 후보의 질문에, 안 후보는 “알고 있었지만 빨리 특검을 끝내고 지방선거를 준비할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장 후보는 “특검은 그렇게 (법과) 원칙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지방선거까지 이슈를 몰고갈 것”이라고 반론하자, 안 후보는 “국민의 마음을 살 것이다. 명분만 있으면 국민들의 마음이 움직일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장 후보는 평소 안 후보가 자신을 극우라고 지적한 부분을 조목조목 따져 물었고, 안 후보가 이에 모두 수긍하는 장면도 나왔다.

장 후보는 “제가 당론에 따라 탄핵 반대한 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안 후보는 “당론에 따라 반대했다면 잘못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장 후보가 “수사권 없는 공수처에 항의하고자 관저 앞에 나간 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안 후보는 “그것도 잘못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 후보가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을 하면서 (윤 전 대통령의) 방어권을 보장하지 않고, 적법절차를 지키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헌재 앞에 나간 것도 잘못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안 후보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장 후보가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선언한 장소가 광장이기에 잘못됐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여기서도 안 후보는 “아니다”라고 말해해 그간 극우라고 주장해왔던 장 후보의 행동이 그렇지 않았음을 시인한 셈이 됐다.

한편, 다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방송토론회는 오는 17일 KBS 주관으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