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의원, 민주 국제위원장직에 유임
국힘 "가해자에 면죄부…마녀사냥 자초"
개딸들, 보좌진 명단 공유하고 원색 비난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 관련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를 표결하는 투표를 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서 낙마한 강선우 의원을 당 국제위원장직에 유임시켰다.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이뤄진 인선에 당 안팎에선 비판이 이어지고, 강성 지지층은 보좌진 명단을 공유하며 ‘수박 색출’에 나서 2차 피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9일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영어를 통역사처럼 잘해 (당) 국제위원장 역할을 해왔는데, 오늘 오기 전에 ‘국제위원장 유임’이라고 써놨다"며 유임 이유를 밝혔다. 이어 "저를 지지했든 안 했든, 일을 잘하면 그 자리에 맞게 인사한다. 이렇게 완벽할 수가 없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강 의원 관련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인선은 스스로 밝힌 ‘엄격한 기준’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정 대표는 당선 직후 강 의원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위로했고, 인사청문회 과정과 사퇴 직후에도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반면 주식 차명거래 의혹이 불거진 이춘석 의원은 곧바로 제명 조치해, 강 의원에게만 유독 온화한 태도를 보인다는 평가다.

특히 정 대표의 ‘강선우 감싸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강 의원을 비판한 보좌진들을 겨냥하며 2차 피해가 진행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보좌진이 뒤에서 칼을 꽂았다" "민보협(민주당보좌진협의회)은 당원 대접을 받지 말라" 등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졌고, 일부는 국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보좌진 명단을 공유하며 압박에 나섰다.

민주당 보좌진들이 주로 이용하는 페이스북 익명 커뮤니티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는 "문제가 있는 후보자의 진실을 밝히고 최소한의 인권을 지키려 한 외침이 ‘수박’이라는 멸칭과 협박으로 돌아왔다"는 글부터, "언제부터 우리 당이 기본 권리조차 주장하지 못하는 곳이 됐나"라는 탄식까지 잇따르고 있다.

당내 한 의원실 관계자는 "사실관계보다 감정 싸움이 문제를 키웠다"며 "처음에 ‘기분이 나빴다면 미안하다’고 했다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보좌관도 "강서갑은 금태섭 전 의원 지역구였다는 이유로 ‘수박밭’이라는 조롱까지 듣는다"고 토로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강하게 비판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지난 9일 논평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 강성 지지층인 소위 개딸이 ‘수박 색출’ 운운하며 국회 홈페이지를 뒤져 보좌진 명단을 조리돌림하며 이성을 잃은 광기 어린 집단린치를 가하고 있다"며 "강 의원을 당 국제위원장에 유임시키며 ‘이보다 완벽할 수 없다’고 하는 당 대표의 인식이 이 모양이니 구성원들도 대표의 인사기준에 발 맞추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가해자인 강선우에게 면죄부가 내려졌으니 마녀사냥은 당연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시민 작가도 강 의원을 두둔했다. 그는 10일 유튜브 채널에서 "금태섭 의원 선거구에 급하게 강선우씨가 투입되면서 엉망으로 짰다. 그래서 초기에 교체가 많았고, 그중 한두 명이 익명으로 갑질을 고발했다"며 "현·전 보좌관들이 ‘아니다’라고 해도 기사는 실어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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