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어설픈 균형자 행세처럼 위험한 전략이 없다. 자칫하면 양쪽으로부터 모두 배척당하거나 진정한 동반자가 아닌 일시적인 이용 대상으로 취급당할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정체성이나 미래 전략의 관점에서 최우선 파트너는 미국이며, 대한민국 외교의 제1과제는 대미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일이다.
이런 점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의 친형인 김민웅 촛불행동 대표의 언행은 심각한 문제다. 김민웅은 원래 극단적인 좌파로 유명하지만 최근 SNS에 올린 글에서 그런 면모를 다시 한번 과시했다. 김민웅은 "미국은 지금 황혼의 시간을 맞이하고 있다"며 "몰락하고 있는 제국과 운명을 같이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했다. 그는 또 "지금 이 나라가 금과옥조처럼 섬기는 이른바 한미동맹은 제국주의의 아가리에 우리를 넣는 것"이라고도 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관세협상을 풀어갈 실마리를 찾지 못해 고심 중이다. 트럼프 정부는 이재명 정부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다. 전임 윤석열 정부가 대미·대일 관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에는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을 지냈던 인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부당하게 기소됐다는 인식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매우 나쁘게 받아들여질 것"이라며 경고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미국의 태도는 이재명 정부가 반미친중 성향이라는 인식에 기초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미군 점령군’이나 ‘셰셰’ 발언도 유명하지만 김 총리도 미 문화원 점거 농성을 배후조종한 혐의로 5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골적인 주사파 성향이며 통일부 장관도 ‘친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판에 김민웅의 반미 발언이 더해진 것이다. 김 총리는 친형의 발언이 한미관계에 미치는 악영향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사퇴하는 게 맞다.
김민웅 발언은 좌파들의 한심한 현실 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백인 제국주의라고? 황인종 제국주의는 좋다는 건가? 법치도 인권도 없는 중국을 직접 찬양할 자신은 없어 미국을 타격하는 것 아닌가. 김민웅이 반미의 모범 사례로 거론한 노암 촘스키는 입으로는 과격한 좌파 발언을 내세우면서 화려한 생활을 하는 리무진 좌파이다. 이 나라 좌파들은 언제쯤 몽상에서 벗어나게 될까.
- 기자명 자유일보
- 입력 2025.07.29 14:51
- 수정 2025.07.2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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