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모습. /연합

미국의 항만 입항료 부과 등 대(對)중국 해운·조선업 제재로 한국 조선업이 큰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중국 조선업계의 공격적인 저가 수주로 빼앗겼던 컨테이너선 시장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컨테이너선 시장 점유율은 2021년 59.5%에서 지난해 87.8%로 증가했다. 반면 한국의 점유율은 2021년 31.6%에서 지난해 12.1%로 축소됐다. 하지만 앞으로 선사들이 미국 입항 수수료를 피하기 위해 한국 조선에 눈을 돌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선종별로 제재안에 따른 영향을 추정했을 때 컨테이너선 시장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제재안이 발표되기 전부터 한국 조선사에 컨테이너선 발주가 이어진 점은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는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월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3조7160억원에 수주했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에버그린으로부터 2만4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했다.

작년 한국의 글로벌 수주 점유율은 17%로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71%)과의 점유율 격차는 전년 40%포인트에서 54%포인트로 벌어졌다. 한국의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 점유율은 2021년 92.6%에서 작년 57.2%로 하락했고, 중국은 같은 기간 7.4%에서 지난해 42.8%로 상승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국내 조선소들이 장기적으로 현 수준의 사업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LNG선 수주 모멘텀 또는 컨테이너선 시장 내 경쟁력 증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중국 선사, 중국 조선소에서 건조한 선박을 운영하는 선사, 외국에서 건조한 자동차운반선 등에 10월14일부터 단계적으로 미국 항만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기업이 운영하거나 소유한 선박에 톤당 50달러의 입항료를 징수하고, 이를 매년 인상해 2028년에는 톤당 140달러로 올린다. 또 중국이 아닌 나라의 기업이 운영하는 선박이라 해도 중국 조선소에서건조했다면 톤당 18달러가 부과된다.

이 역시 매년 인상해 2028년 톤당 33달러까지 오르게 된다. 이와함께 외국에서 건조한 자동차운반선의 경우 CEU(차 1대를 운반할 수 있는 공간)당 150달러를 내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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