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예비후보 후원회가 5.18 유족과 탄핵집회 참석자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2021년 7월 당시 대선 예비후보 후원회장을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맡았던 것과는 대조된다.
더불어민주당 등에 따르면 이재명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후원회장에 김송희 씨가 임명됐다. 김 씨는 5.18 사태 당시 ‘계엄군에 맞선 시민’이었던 오빠가 계엄군의 총에 사살된 유족이다.
후원회는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용산빌딩 캠프에서 출범하며 후원회 면면을 소개했다. 후원회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듣고 아들에게 "엄마가 내일 아침까지 소식 없거든 죽은 줄로 알라"고 말한 뒤 서울로 상경했다. 이후 김 씨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탄핵촉구 집회에 계속 참여했다고 한다.
페미니즘 매체 ‘여성신문’에 따르면, 김 씨는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도 고통스러워 못 읽고 있다"며 "마침표가 찍히지 않는 민주주의라는 생각이 든다.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돼 편안한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후원회장이 된 소감을 밝혔다.
후원회 운영위원은 이재명 전 대표 지지자로 알려진 가수 마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시국선언에도 이름을 실었던 작곡가 윤일상, 국립과천과학관장을 지낸 이정모 펭귄각종과학관장, 영화감독 조정래, 정신과 전문의 강도형 박사 등이 맡았다.
후원회 감사는 남태령 트랙터 시위에 참여했다는 대학생 백다은 씨, 김대식 변호사가 맡았다.
후원회 측은 "명망가가 후원회장을 맡는 관행을 깨고 대한민국을 지킨 주인공인 시민이 주도하는 후원회를 만들겠다는 참여자들의 의지가 담겼다"며 "각자의 자리에서 민주주의 회복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꿈꾸는 시민들의 뜻을 모아 (후원회를) 결성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전 대표의 예비후보 후원회는 지난 대선 때와 다른 모습이다. 2021년 7월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는 강금실 전 법무장관을 후원회장으로 선임했다. 당시 이재명 예비후보 캠프는 "후원 계좌를 열자 일주일 만에 20억 원을 모금했다"고 밝혔다.
당시 이재명 캠프는 "모금 총액이 20억 94만 7865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10만 원 이하 소액 기부자들의 후원이 전체 후원금의 95.7%에 달했다"며 "일용직 건설노동자에서부터 경비, 택시기사, 자영업자, 장애인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으로 이뤄진 소액 기부자들의 응원 메시지가 공개돼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선이 끝난 뒤 "이재명 캠프에 후원한 사람 가운데 쌍방울 그룹 고위 인사들이 포함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뉴스타파’는 2021년 11월 "중앙선관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재명 후보 고액 후원자 명단에 쌍방울 그룹 고위인사들이 포함된 사실이 확인됐다"며 "확인된 사람만 최소 3명, 금액은 3000만 원"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쌍방울그룹은 이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된 회사로 이 후보 측근들이 줄줄이 그룹 계열사의 사외이사로 선임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후보와 캠프 측은 이와 관련해 "말도 안 되는 흑색선전"이라고 일축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이 대표 측이 대선 경선 기간 모금한 후원금에 대한 ‘반환 요청’ 보도도 나왔다. 당시 조선일보는 "이재명 후보가 경선 기간 모금한 정치후원금 가운데 263건(2억 3244만 원 상당)의 반환 요청이 접수돼 반환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지지자들의 후원금 반환 요청은 지난 9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뒤부터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재명 후보 측은 이때도 "거짓 의혹"이라고 강력히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