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간 ISS 발이 묶여 있었던 NASA 우주비행사 2명을 태운 드래건 캡슐이 18일(현지시간) 오후 5시 57분경(미 동부표준시) 미국 플로리다주 해안에 성공적으로 착수했다. /NASA
9개월간 ISS 발이 묶여 있었던 NASA 우주비행사 2명을 태운 드래건 캡슐이 18일(현지시간) 오후 5시 57분경(미 동부표준시) 미국 플로리다주 해안에 성공적으로 착수했다. /NASA

작년 6월 미국 보잉사의 우주캡슐 ‘스타라이너’를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시험비행을 떠났다가 예기치 않은 문제들로 인해 발이 묶였던 미국 우주비행사 2명이 9개월여 만에 지구로 귀환했다.

18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과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ISS에 체류하던 우주비행사 부치 윌모어와 수니 윌리엄스를 태운 우주캡슐 ‘드래건’이 지구로 돌아오는 모습을 생중계했다.

드래건 캡슐은 미 동부 시간으로 이날 오전 1시 5분께 NASA 소속 윌모어, 윌리엄스, 닉 헤이그, 그리고 러시아 연방 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소속 알렉산드르 고르부노프 등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우고 ISS를 출발해 약 17시간 뒤인 오후 5시 57분께 플로리다 앞바다에 입수했다.

드래건 캡슐은 입수하기 약 4분 전에 무사히 낙하산 활짝 펴고 하강 속도를 서서히 줄인 뒤 바닷물에 부드럽게 착수했다.

이날 지구로 돌아온 4명 가운데 NASA의 베테랑 우주비행사인 윌모어와 윌리엄스는 지난해 6월 5일 약 8일간의 우주 체류 여정으로 지구를 떠났다가 무려 287일이 지나서야 집으로 돌아오게 됐다.

이들은 미국 보잉사의 우주캡슐 스타라이너를 타고 ISS로 시험비행을 갔다가 스타라이너에서 여러 결함이 발견되면서 발이 묶여 ISS에 장기 체류했다. NASA는 안전 문제를 이유로 이들을 스타라이너에 다시 태우지 않은 채 캡슐만 무인 상태로 귀환시켰고, NASA의 정기적인 ISS 우주비행사 순환·교대 임무(크루-9·10)와 연계해 데려오기로 했다.

체류가 길어지자 두 사람은 ‘크루-9’을 위해 지난해 9월 ISS에 도착한 다른 팀원들에 합류해 시설 관리와 우주 실험 등의 임무를 수행해왔다. 두 사람을 비롯한 크루-9팀은 다음 임무를 맡은 ‘크루-10’팀이 도착해야 바통을 넘겨주고 지구로 돌아올 수 있었다. 적정 인원을 반드시 ISS에 남겨둬야 한다는 NASA의 원칙 때문이다.

이후에도 크루-10 수송에 사용할 우주캡슐의 이용 문제 등으로 귀환 일정은 몇차례 더 미뤄졌고, 이번에 크루-10 팀과 교대하며 지구로 돌아올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지구 귀환 문제는 한때 정치적 문제로 비화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측근인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윌모어와 윌리엄스를 더 일찍 귀환시키자는 자신의 제안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정치적인 이유’로 거절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NASA는 이를 부인하면서 두 사람이 처음부터 비상시 ISS에 장기간 체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임무를 맡았으며, 제한된 예산과 시설 관리 등의 문제로 후속 팀인 크루-10이 ISS에 도착해야 이들이 귀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지구로 출발하기 전 ISS에서 촬영한 우주비행사 4명의 모습.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수니 윌리엄스, 부치 윌모어, 닉 헤이그, 알렉산드르 고르부노프. /NASA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