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명학
도명학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가 지난 2월 27일 ‘2025 세계자유지수’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정치적 권리와 시민적 자유를 평가하는 두 부문에서 총 100점 만점에 3점을 받았다. 정치적 권리는 40점 만점에 0점, 시민적 자유는 60점 만점에 3점을 기록해 208개국 및 지역 중에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보고서는 ‘자유롭지 않은 국가’로 분류된 67개국 중에서도 북한·에리트레아·수단·시리아 등 17개국을 ‘최악 중 최악’으로 선정했다. 북한은 1973년 해당 보고서 발표 시작 이래 52년 연속 최하위권을 기록해왔다.

북한은 미국을 비롯한 서구식 인권 기준을 강요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라고 비난한다. 나라들마다 실정이 다른 만큼 일률적으로 서구식 잣대를 들이대선 안 된다며, 서양이 말하는 인권이야말로 이중적이고 위선이라고 한다.

오래전 김일성은 이렇게 말했다. "부르주아지는 자유에 대해 말하길 좋아한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자유란 무엇인가. 그것은 자본가계급이 인민들을 마음대로 억압 착취할 수 있는 자유다. 인민들은 굶어 죽고 얼어 죽을 자유밖에 없다." 그 말을 여태껏 활용하는 북한이다.

현대의 자본주의는 사적 소유와 공공 소유가 병존하고 각자 창의와 개성이 존중되는 주권재민 사회다. 자유를 전방위적으로 박탈한 사회는 오히려 사회주의다. 그중에도 김씨 왕조가 3대째 군림한 북한은 전대미문의 인권 불모지다.

노동신문을 비롯한 북한 매체들에 실리는 선전 기사들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심심치 않게 거론하는 서방 세계에 대한 비난들을 보면 유색인종, 원주민에 대한 인종차별, 이민자들에 대한 박해, 약자 보호 회피, 근로자 착취, 아동과 여성 학대 등이다.

그러고는 북한이야말로 "인민대중의 자주적 권리와 행복이 활짝 꽃피는 지상낙원, 온 나라가 하나의 대가정"을 이룬 사회라며 "누구나 자주적이고 창조적인 삶을 살고 있기에 인권 문제란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무도 믿지 않는 넋두리를 신문에 실어야 하는 기자, 편집원들부터 지겨워한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사회주의 제도를 압살하려는 목적으로 인권 모략을 일삼는다고 주장이 어처구니없다. 싫으면 책잡힐 짓 하지 않으면 될 것 아닌가.

정치범 수용소 해체, 자의적 구금, 고문, 공개처형, 교정기관에서의 가혹행위를 금하면 된다. 무죄추정의 원칙, 변호인 선임, 묵비권 행사 등을 허용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도록 하면 된다. 직업 선택의 자유, 거주 및 이동의 자유, 표현의 자유, 신앙의 자유 등 저들 헌법에 명시된 권리를 보장하면 될 일이다.

2월 24일부터 열리고 있는 제58차 유엔인권이사회에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이 제출한 보고서는 북한이 주민들에 대한 통제와 억압을 강화하면서 공개처형과 강제노동 등 심각한 인권 침해를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사회는 오는 4월 4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며 마지막 주에 북한 인권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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