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궤도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는 지구-달-화성을 잇는 우주 교통의 허브이자 우주대항해 시대를 열어젖힐 심우주 탐사와 외계행성 거주에 필요한 기술 검증의 장이 될 것이다. /NASA
달궤도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는 지구-달-화성을 잇는 우주 교통의 허브이자 우주대항해 시대를 열어젖힐 심우주 탐사와 외계행성 거주에 필요한 기술 검증의 장이 될 것이다. /NASA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달 궤도를 도는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Gateway)’의 건설을 본격화한다. 지구저궤도(LEO) 외부에 존재하는 최초의 우주정거장이 될 게이트웨이는 국제우주정거장(ISS)과 유사한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궁극적으로 인류의 달 장기 체류와 화성을 포함한 심우주 탐사의 베이스캠프로 활용될 전망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게이트웨이의 핵심 요소인 거주·물류 모듈 ‘HALO(Habitation and Logistics Outpost)’가 유럽 최대 우주항공기업 중 하나인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 이탈리아(TASI)에서 엄격한 환경 스트레스 테스트를 성공리에 완료했다고 밝혔다. 클린룸으로 옮겨진 HALO 모듈은 밸브와 해치의 설치, 외부 구조물 부착 등 마무리 제작에 돌입했으며, 곧 미국으로 운송돼 게이트웨이 본체와의 통합이 이뤄지게 된다.

NASA의 ‘아르테미스’ 유인 달탐사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게이트웨이는 달궤도 우주정거장이다. 이의 건설을 위해 NASA와 유럽우주국(ESA), 캐나다우주국(CSA),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아랍에미리트 모하메드 빈 라시드 우주센터(MBRSC)가 스페이스X, 노스롭 그루먼 등 내로라하는 민간 우주항공기업과 협력하고 있으며 예산 규모만 최소 수백억, 최대 수천억달러로 예상된다. 2025년 HALO와 60㎾급 태양광 전기추진(PPE) 모듈의 발사를 시작으로 2028년 9월로 예정된 아르테미스4 임무에 맞춰 완공을 목표로 한다.

완공 후 게이트웨이의 크기는 ISS의 약 5분의 1, 무게는 약 63톤, 내부 공간의 부피는 약 125㎥며, 최소 목표 수명은 15년이다. NASA에 따르면 초기 게이트웨이에 ‘오리온’ 우주선이 도킹할 경우 30~90일 동안 최대 4명의 우주비행사 수용이 가능하다.

ISS가 지구궤도를 돌 듯 게이트웨이는 고도 약 3000㎞의 달궤도를 돌면서 유인 달 탐사와 장기 체류를 지원하는 베이스캠프로써 역할하게 된다. 지구에서 출발한 우주비행사가 게이트웨이와 도킹한 뒤 달 착륙선으로 갈아타 달 표면에 착륙하고, 임무를 마치면 게이트웨이로 돌아와 귀환선을 통해 지구로 복귀하는 식이다. 그만큼 달 유인탐사의 유연성과 효율성이 극대화돼 막대한 시간과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게이트웨이는 달의 극지방을 포함한 다양한 지역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NASA의 게이트웨이 프로그램 매니저인 댄 하틀라인은 "게이트웨이는 달의 극궤도를 따라 6.5일당 한 바퀴씩 달을 공전하게 된다"며 "이 궤도 덕분에 달의 어디든 약 1500~7만㎞ 거리 이내에 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NASA는 게이트웨이에서 다양한 실험을 통해 심우주 통신, 우주방사선 저감, 생명유지시스템 고도화, 달의 자원 개발과 활용 등 주목할만한 과학적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게이트웨이는 달을 넘어 화성 유인탐사를 정조준하고 있는 인류에게 지구-달-화성을 잇는 우주 교통의 허브 역할을 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우주대항해 시대를 열어젖힐 심우주 탐사와 외계행성 거주에 필요한 기술 검증의 장이 될 것이다.

현재까지 화성 탐사는 무인 탐사선 위주로 진행됐지만 게이트웨이의 존재에 힘입어 우주비행사들이 장기간 우주에서 생활하는 환경을 실험할 수 있다. 이는 향후 화성 유인 탐사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 확실하다.

게이트웨이의 성공적 건설과 운용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과 예산이다. ISS와 마찬가지로 게이트웨이도 막대한 초기 개발비에 더해 장기 운영을 위한 지속적인 예산 확보가 담보돼야 한다. 또, 우주 방사선과 미세운석 충돌 등 지구 중력의 보호를 받는 ISS와는 차원이 다른 극한 환경을 고려한 설계와 보호 시스템을 완성해야 한다.

이 모든 난제를 극복하고 게이트웨이가 성공리에 운용된다면 향후 수십 년간 인류의 우주 개척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이정표이자 출발점이 될 것이다.

NASA 재닛 페트로 국장 대행은 "게이트웨이는 인류가 달을 거점으로 삼아 화성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단계"라며 "게이트웨이는 심우주에서의 지속 가능한 거주와 탐사를 위한 기반을 제공할 것이며, 새로운 과학적 발견과 기술 혁신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 이탈리아(TASI)의 엔지니어들이 게이트웨이의 첫 번째 모듈인 ‘HALO’ 거주·물류모델의 환경 스트레스 테스트를 마치고, 클린룸으로 옮기고 있다. /TASI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 이탈리아(TASI)의 엔지니어들이 게이트웨이의 첫 번째 모듈인 ‘HALO’ 거주·물류모델의 환경 스트레스 테스트를 마치고, 클린룸으로 옮기고 있다. /TA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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