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1일 서울 강동구 오륜교회에서 기아대책·목회자미래비전네트워크·목회데이터연구소가 공동주최한 한국교회 트렌드 2025 목회자·제직자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주최 측
지난해 12월 11일 서울 강동구 오륜교회에서 기아대책·목회자미래비전네트워크·목회데이터연구소가 공동주최한 한국교회 트렌드 2025 목회자·제직자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주최 측

2025년은 한국 기독교 선교 역사 14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급변하는 시대에 한국교회가 나아갈 로드맵을 제시하고 새로운 목회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새로운 해를 맞이하며 올해 한국교회가 주목하는 분야는 어떤 것들일까.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가 펴낸 한국교회 최초의 트렌드 분석서 ‘한국교회 트렌드 2025’를 통해 한국교회를 전망해 본다. 한국교회 트렌드 2025에서는 현상 영역, 개인 영역, 교회 영역으로 나눠 총 10개의 주제를 뽑았다. [편집자주]

1. 유반젤리즘(You-vangelism, 유튜브 신앙생활)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면서 유튜브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유튜브는 기독교인들의 일상에서도 익숙한 콘텐츠가 됐다. 혼자 유튜브로 성경을 보고 설교를 듣고 은혜를 받는다. 궁금한 것이 생기면 바로 검색하고 성경공부도 한다. 예배는 이제 유튜브 하나로 대체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교육 영역, 성도와의 교제는 유튜브로 대체할 수 없다. 신앙이 있는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신앙교육을 시키고 싶어 한다. 반면 유익한 콘텐츠 하나가 영향력 있는 시대가 됨에 따라 유튜브는 타종교인과 무종교인들에게 중요한 선교 매체가 될 수 있다.

2. 오소프락시(신앙 양극화)

가나안 성도 현상으로 기독교 신앙으로부터 이탈하는 기독교인의 신앙 양극화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오소프락시란 정통 또는 올바름을 뜻하는 ‘오소’에 실천을 뜻하는 ‘프락시’가 결합된 말로 정통 실천, 바른 실천을 의미한다. 양극화라는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신앙에서는 긍정과 부정의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신앙 양극화의 긍정적 축을 이루는 특징으로는 참된 신앙을 체험하고 나누고 실천하며 신앙의 본질과 정수를 찾는 움직임으로 발전되어 세속화와 탈교회의 풍조 가운데서도 신앙의 가능성을 보게 하는 것이다.

3. 패밀리 크리스천(가족 종교화)

타종교에 비해 기독교는 배우자 및 자녀와의 종교 일치율이 높다. 현실적으로 가족은 종교적 사회화가 이루어지는 가장 강력한 단위이다. 기독교의 가족 종교화는 자녀 세대에게 신앙을 전수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장점도 있으나 어려서부터 본인의 의지보다는 부모의 의지로 갖게 된 신앙이 성인이 되어서는 오히려 약화 될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비기독교인 가족 중에 교회에 나오는 사람들의 비율은 점점 줄어들고 있어 자칫하면 그들만의 종교로 전락할 우려가 제기된다.

4. 솔트리스 처치(세속화)

세속화란 여러 영역에서 종교의 영향력이 감소하는 현상이다. 제도적 측면 외에도 개인의 종교적 신념과 실천이 약화되는 개인적 측면이 존재한다. 교회 공동체가 거룩성을 지녀야 할 대안 공동체로서 기능하지 못하고 세상과 구별되지 못한 채 세상과 닮아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회가 그 교회됨을 잃어버리고 세속화의 물결에 휩쓸린다면 그 존재의 이유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 교회는 자기 내부의 건강성과 윤리성을 회복하고 확증해야 하는 동시에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어떻게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공동체로 존재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5. 멘털 케어 커뮤니티(정신건강)

한국 사회 속에서 스트레스와 우울, 불안 같은 정신적 문제는 이제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정신건강에 있어서 한국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건강한 정신 심리적 상태를 가지지 못한 상황에서 건강한 신앙생활을 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교회는 교인들이 삶의 스트레스에 압도되지 않도록 성숙한 신앙적인 삶의 원칙을 제시하고, 교회는 정신건강 지원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더불어 편견, 낙인의 문제를 극복하고 특정 이슈의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과 그 가족들을 위한 작은 공동체를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코로나와 그 이후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한국교회의 전략적 대응과 방향을 준비하기 위해 발간한 ‘한국교회 트렌드 2025’는 현장의 이슈들에 대해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해석하며 목회와 사역현장에 필요한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규장

6. 스피리추얼 Z세대(20대 청년세대)

Z세대는 1995년 이후 출생한 소위 20대 청년들을 지칭한다. 이들은 디지털 네이티브로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세대다. 디지털 매체를 통해 신앙적인 자료에 접근하고 교회와 사회적 가치관을 조화시키려 한다. Z세대와의 소통을 위해서는 이들의 특성과 관심사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Z세대 의견수렴, 수평적 의사소통, 전통적 예배 형식의 변화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더불어 세대 간의 신앙 전승과 교류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접근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

7. 싱글 프렌들리 처치(싱글 사역)

결혼 적령기를 넘어도 결혼하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또 결혼을 했더라도 이혼하거나 사별하게 되면 다시 싱글 상태로 돌아간다. 싱글라이프는 현재 결혼 상태에 있지 않은 싱글에게만 해당하는 삶이 아니다. 따라서 싱글들과 함께 삶을 공유하고 이들을 배려하는 교회 분위기와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아울러 싱글에 대한 편견을 제거하고 싱글친화적인 의식이 교회에 널리 퍼져 있지 않다면 싱글들이 교회 공동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소속감을 갖기 쉽지 않다. 이를 위해 목회자와 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절실하다.

8. 시니어 미니스트리(고령 교인 사역)

시대의 흐름 속에서 초고령화 시대를 맞이해 심각한 고령화 현실에 직면하고 있는 한국교회는 지속 가능한 성장 및 고령화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위해 본격적으로 ‘고령 친화성’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고령 친화 교회란 아무리 나이가 들더라도 소외되거나 배제됨 없이 시니어들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남은 삶을 활력과 소명으로 살아갈 수 있는 여건과 지원체계를 갖춘 교회를 말한다. 고령 친화 교회로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룬다면 초고령사회는 한국교회에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못할 경우 고령화는 한국교회의 위기다.

9. 포텐셜 레이어티(평신도 사역)

교회학교 교육전도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지역교회 부교역자를 구할 수 없어 평신도를 활용한 사역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평신도들이 교역자를 대체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교회 부교역자 사역 기피 현상과 신학교 지원자 감소라는 피할 수 없는 현실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를 전환점으로 평신도 중심의 예배와 소그룹 활동이 활성화됐다. 무엇보다 한국교회는 선교적 교회를 향하고 있으며, 에클레시아를 넘어 디아코니아 그리고 디아스포라가 되어 교회와 사회 세계를 향해 하나님 나라를 확장할 사명이 있다.

10. 미션 비욘드 트래디션(선교 트렌드)

선교는 시대와 환경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세계화, 도시화, 인구이동, 기술발전, 코로나 팬데믹이 변화의 가속 페달을 밟으며 선교 상황도 급변하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환경은 한국교회 선교에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는 변화와 선택을 해야 하고 이주민 사역, 영역별 사역 개발, 선교 현지 교회와 협력, 선교단체와 협력 등 모든 분야에서 선교 현장에 나서야 한다. 개인이 구원에 머물지 않고 부르심 앞에 삶의 목적을 발견하듯 교회도 성경적이며 시대적인 부르심 앞에 존재 목적을 발견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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