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경남세계선교협의회 사무총장 손승호 선교사가 이주민 선교의 신학적 기반과 구체적 실천 방안을 제시했다.
불교권 국가인 태국에서 30여 년간 사역해 온 손 선교사는 지난 2일 경기도 광주 청림교회(장윤제 목사)에서 열린 선교강좌에서 ‘지금은 이주민 선교의 시대’라는 주제로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지금 땅끝은 더 이상 저 먼 나라가 아니라 이 땅, 우리가 살아가는 이곳"이라며, 선교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했다.
손 선교자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 인구는 지난 30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해 1990년 5만 명에서 2025년에는 271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장기체류 비자를 지닌 이주민 수도 꾸준히 증가하며, 한국사회는 이미 ‘다문화사회’로 진입한 상황이다.
손 선교사는 "E-9, H-2, D-2, F-4, F-5 등 다양한 비자 유형으로 장기 체류하는 이들은 더 이상 일시 방문자가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살아갈 이웃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주민들을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이 땅으로 보내신 목적은 명확하다"며 "제사장 나라로서 한국교회가 열방을 섬기라는 하나님의 명령"이라고 해석했다.
손 선교사는 이주민 선교의 신학적 근거로 성경 전체가 이주의 역사임을 강조했다. 아담과 하와의 에덴동산 추방, 아브라함의 가나안 이주, 야곱과 요셉의 애굽 이주,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의 출애굽 등 구약성경의 모든 핵심 사건이 이주와 연관돼 있으며, 신약에서는 예수님 자신이 하늘 보좌를 버리고 이 땅에 오신 위대한 이주자라고 전했다. 사도행전 또한 박해 속에서 흩어진 제자들이 복음을 전한 이주의 역사라고 정리했다.
그는 "모든 이주는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다. 선교는 속지주의가 아니라 속인주의다. 어디에 살고 있는가가 아니라 누구에게 복음을 전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손 선교사는 또한 이주민 선교의 실천 전략으로 환영하기, 도와주기, 친구되기, 복음전하기 등 4단계를 제시했다. 그는 "설교 원고를 미리 번역해 이주민에게 나눠주는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AI 기술, 예컨대 챗GPT 등을 활용해 영어뿐 아니라 다양한 언어로 번역할 수 있음을 소개하며 "이주민 선교는 더 이상 어렵고 먼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금은 이주민 선교에서 이주민 목회로 전환되는 시대"라며 "앞으로는 필리핀 국적의 장로, 몽골인 교회 담임목사, 유년부를 담당하는 중국인 전도사, 외국인 담임목사가 목회하는 한국교회가 자연스러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세계 인구 82억 중 약 10%가 현재 이주 상태에 있다"며 "이 시대는 자본이 있는 곳으로 사람들이 이동하는 ‘신유목민 시대’이며 한국은 하나님의 특별한 축복으로 열방이 몰려드는 나라가 됐다. 그들을 환대하고 섬길 기회는 한국교회의 부르심"이라고 피력했다.
실제 국내에 머무는 이주민 중 절반 이상이 서울·경기권에 집중돼 있으며, 이들은 한국의 구조적 시스템, K-문화, 친절한 국민성 등에 매력을 느껴 한국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손 선교사는 마지막으로 "이주민들을 그리스도께로 인도하고 제자로 세우며, 본국으로 돌아갈 때 복음을 들고 가도록 해야 한다"며 "그들을 넘어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도록 함께 사역하는 것이 이 시대 한국교회의 사명"이라고 호소했다.
한편, 손승호 선교사가 사무총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울산경남세계선교협의회(UGWMA, The Ulsan Gyeognam World Missions Association)는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의 울산·경남 지회로 지역사회의 이주민 복음화와 해외선교 사역 활성화를 목적으로 지난 2022년 창립됐다. 현재 이주민 사역을 위한 지역교회 동원, 기존 이주민 사역자 지원, 새로운 이주민 사역자 발굴, 해외 유입 선교사의 재배치, KWMA와 협력 사역 등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