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에서 민노총 언론노조와 한국기자협회, 한국사진기자협회 등 언론단체 관계자들의 기자회견 모습. 현재 우리나라 언론계를 민노총이 좌지우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연합
지난달 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에서 민노총 언론노조와 한국기자협회, 한국사진기자협회 등 언론단체 관계자들의 기자회견 모습. 현재 우리나라 언론계를 민노총이 좌지우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연합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률이 40%를 넘었다는 보도가 나오자 민노총 언론노조, 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등 언론계 기득권 세력들이 발끈했다. 이들은 해당 여론조사를 인용해 보도한 것을 두고 ‘내란동조 보도’라는 주장을 폈다.

한국일보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민노총 전국언론노조, 방송기자연합회,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방송촬영인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영상편집기자협회, 한국 PD연합회는 서울 중구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신문은 언론 현업단체들의 기자회견이라고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주도한 듯 보였다. 이들은 특히 지난 5일 아시아투데이가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에 의뢰해 실시했던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열을 올렸다.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률이 40%로 나왔다. 해당 내용은 문화일보, TV조선, 한국경제, 머니투데이 등이 인용 보도했다.

이를 두고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극단적인 매체가 여론 조작에 나서면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를 언급하고, 극우 집회와 다수 언론에서 이를 ‘국회의원의 말’로 확대 재생산하는 방식으로 극우집단을 세력화하고 있다"며 여론조사 내용 자체를 폄하했다.

신문에 따르면 기자회견에 참여한 단체들은 윤창현 위원장의 주장을 거들었다. 이들은 "한국여론평판연구소 대표는 과거 새누리당과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 출마를 시도한 적 있는 인물"이라 덩달아 비난했다. 하지만 해당 여론조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쳤다.

아시아투데이가 의뢰한 여론조사에서만 윤 대통령 지지율이 높게 나온 게 아니다. 지난 5일 공개된 뉴데일리 의뢰 한국여론평판연구소 조사 결과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율은 39.6%로 나타났다. 40%에 육박한 것이다. 국민의힘 지지율 또한 38.8%로 더불어민주당 33.7%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또한 "일부 언론이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 측 주장을 검증 없이 그대로 옮긴 따옴표 보도, 받아쓰기 보도에 나섰다"라며 "내란 범죄 세력을 옹호하는 언론보도는 언론의 탈을 쓰고 내란 종범 역할을 자처하는 일"이라고 열을 올렸다.

다른 매체들에 대한 비난도 나왔다. 이은용 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장은 "매일신문, 서울신문, 연합뉴스 등은 내란범 김용현 전 장관의 옥중서신과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의 기자회견을 검증 없이 보도하는 등 받아쓰기 보도에 나섰다"며 해당 매체들을 비난했다.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국가기간통신사인 연합뉴스의 보도는 서울권 취재가 어려운 지역 매체가 주로 인용하는 만큼 공정성과 객관성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며 연합뉴스를 딱 집어 비난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를 공정하게 보도한 것 때문에 언론노조가 열 받은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 등을 두고 ‘내란 범죄자’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현재 대다수 언론이 더불어민주당의 검증되지 않은 주장과 친민주 성향 유튜브가 내놓는 음모론을 여과 없이 보도하고 있는 점, 일부 언론이 저지른 군사시설 무단촬영, 다수 언론이 탄핵반대집회 현장을 취재하지 않고 여론몰이식 보도를 하는 문제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다수의 언론 논조를 민노총 언론노조와 이를 추종하는 언론단체들이 이끌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단체들은 지난해 12월 "내란수괴 윤석열 탄핵을 촉구한다"는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당시 4167명이 실명과 소속 매체 이름을 실었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