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지속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크게 3단계로 변화됐다. 시작은 침공하는 러시아군, 방어하는 우크라이나군 모두 전차와 장갑차를 앞세운 전형적 재래식 전투였다. 이후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전장(戰場)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모했다. 그리고 현 단계는 어느 쪽이 무기와 탄약, 병력을 지속적으로 보충할 수 있을까에 달린, 전쟁지속 능력이 가름하는 전쟁으로 바뀌었다.
북한군의 러시아 투입은 바로 이 전쟁지속 소요충족 목적으로 시도된 것이다. 이 작업은 김정은과 푸틴이 만났던 작년부터 이미 시작됐다. 양측이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설정하는 과정을 보며 많은 분석이 뒤따랐다. 하지만 우리는 진단을 하면서도 처방에는 소홀했다.
전쟁이 길어지면 전쟁지속 소요가 늘어날 것이며, 그 경우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탄약과 장비는 물론 병력까지 얻고자 할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예측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최근 상황을 보면 우리가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북한군 이동상황 하나를 보더라도, 외교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러시아를 통해 세부적인 상황을 알 수 있어야 했다. 어떤 부대이며,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임무는 무엇인지, 가장 기초적인 정보가 없어, 매일 외신을 인용하는 방송을 듣고 짐작해야 하는 것은 국민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들어 전훈분석팀, 협조팀 등을 파견했다고 하는데 만시지탄(晩時之歎)이 아닐 수 없다.
어떤 업무를 수행하는 방법은 크게 분업과 협업이 있다. 이중 협업은 일부의 조직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으며 여러 창구를 일원화해야 할 때 필요한 업무 처리 방식이다. 지금 북한군이 투입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상황은 분명히 협업방식으로 처리해야만 하는 복잡한 업무다. 현행업무에 얽매일 수밖에 없는 정부조직으로는 이런 업무를 감당할 수 없으므로 민·관·군의 전문가 모두가 참여하는 특별조직을 구성해야 한다.
그 조직으로 하여금 전장 모니터링, 정보 종합, 상황 예측과 판단, 대응방책 수립, 페이크뉴스 관리, 대국민 브리핑 등 제반 업무를 총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국 대선이 끝났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변화도 거론되는 시점이다. 더 늦지 않도록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
- 기자명 자유일보
- 입력 2024.11.07 15:52
- 수정 2024.11.0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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