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우크라이나 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공개한 영상.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 측으로부터 피복을 수령하고 있다. /연합
18일 우크라이나 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공개한 영상.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 측으로부터 피복을 수령하고 있다. /연합

국가정보원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정보기관 등도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사실을 전하고 있다. 국내 언론은 북한 특수부대의 실전 경험 습득과 러시아의 대북 군사기술 제공 등을 우려하는 중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가 있다. 북한군을 우크라이나 전장에 파병하면 할수록 김정은 체제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경제적 대가를 챙기게 된다는 점이다.

◇ 美 군사전문가의 시각 "파병 대가로 러에서 첨단기술 받을 수도"

국내 언론들은 한미 군사전문가의 의견을 주로 전하고 있다. 특히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병력을 보내는 대신 러시아로부터 첨단 군사기술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현재 포탄이 부족하다. 그래서 군대를 보내 돈을 벌기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은 러시아로부터 (포텐 제공 등에 대한) 돈을 많이 받지 못했다"며 "추측하면 북한은 포탄이 완전히 바닥난 건 아니지만 한국을 상대로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비축량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푸틴은 북한군이 필요한, 절박한 입장이기 때문에 이전에 제공하지 않았던 핵무기 설계 기술 같은 것 등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러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북한군이 실전 경험이 없을 수도 있으나 신병이 대다수인 러시아군과는 다르다"며 "북한군은 오랫동안 군에 있었고 결속력이 있다. 그들은 그곳에서 상당히 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그들을 총알받이로 쓸 것이며 최전방에 배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파병 북한군 자체만으로도 외화벌이 수단…죽으면 더 큰 돈벌이

첨단 군사기술보다 더 심각해질 수 있는 문제는 바로 파병에 대한 대가 지급이다. 러시아는 현재 참전 장병에게 명목상 평균 3000달러(약 400만 원) 상당의 월급을 지급하고 있다. 실제 월급이 지급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최근 러시아 내부 경기가 괜찮다는 소식도 들린다.

러시아가 북한군에게 자국민과 같은 돈을 줄 가능성은 적다고 가정해 러시아군의 절반 정도 월급을 지급한다고 상정하고 북한이 1만 2000명을 파병했다고 하면, 북한은 매월 1800만 달러(약 246억 원)를 챙길 수 있다. 이 가운데 거의 대부분은 김정은의 주머니로 들어가게 된다.

쉽게 이해하자면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국이 우리 군인 1인당 비용으로 월 1083달러를 책정했는데 실제로 우리 정부가 참전 용사들에게 지급한 돈은 10%에 불과했다는 일부 참전용사들의 주장을 떠올리면 된다. 첫 파병 때인 1965년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105달러에 불과했다.  즉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장 파병은 ‘북한판 베트남 특수’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북한군이 전사한다면 이는 김정은에게 더 큰 돈벌이가 된다. 지난 7월 미 비즈니스인사이더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사한 군인 유족에게 최대 1400만 루블(약 1억 980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실종된 군인은 보상을 제대로 못 받는다는 말도 많지만 확인되면 러시아 국민 입장에서도 엄청난 거액을 받는다. 부상당한 상이용사 또한 300만 루블(약 4200만 원)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러시아가 자국민에게 보상금을 주지 않을 수는 있어도 파병을 해주는 북한에게 돈을 안 줄 수는 없다. 즉 북한이 파병한 군인 1명이 죽을 때마다 김정은이 받아 챙기게 되는 돈은 억 단위가 된다는 말이다. 김정은이 파병 부대를 특수부대와 장교 위주로 편성한 것도 ‘보상금’을 더 많이 받으려는 계산일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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