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타지마할 방문 당시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인도 측 관계자와 셀카를 찍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말하는 ‘자랑스런 영부인 외교’의 일환이다. /연합
인도 타지마할 방문 당시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인도 측 관계자와 셀카를 찍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말하는 ‘자랑스런 영부인 외교’의 일환이다. /연합

문재인 정부 관계자들이 ‘영부인 외교’라 우기는 전 영부인 김정숙 씨의 인도 ‘타지마할 방문’ 당시 국립부산국악원 소속 국악인들이 급히 인도로 파견됐다. 명목은 김정숙 씨의 인도 방문 목적이라는 ‘허황후 기념공원 착공식 축하공연’이었다. 하지만 이 축하공연이 급조된 것이라는 정황이 문화체육관광부 자료를 통해 드러났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실에 문체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0월 말 국립부산국악원 선발대는 문체부의 출장 승인을 받기도 전에 인천 공항을 통해 인도로 출국했다. 또한 갑작스런 해외 공연에 필요한 민간 경상보조금 사업 승인도 통상적으로 신청 후 일주일가량 소요되는데 국립부산국악원이 제출한 보조금 사업 승인은 신청 당일 문체부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문체부 자료에 따르면, 김정숙 씨는 2018년 10월 26일 인도 정부로부터 초청장을 받았다. 그런데 10월 25일 국립부산국악원은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에 ‘2018 인도공연 공동주관 협조요청’ 공문을 보냈다. 국립부산국악원 선발대는 공문을 보내고 업무일 기준 이틀 만에 선발대를 인도에 보냈고, 공연팀은 6일 만에 인도로 떠났다. 공연팀은 공연 하루 전날 저녁 인도에 도착해 공연만 마치고 바로 귀국한 것도 확인됐다.

김승수 의원실에 따르면 당시 국립부산국악원이 문체부에 제출한 보고서에는 공연팀이 이틀 동안 이동만 했고, 비행기 외에 버스로 3시간 걸리는 지역에 늦은 시간 도착해 야외 행사장 2곳에서 리허설을 진행하고, 이후 공연만 마친 뒤 바로 귀국하는 강행군을 했으며, 개인 의상과 소품, 악기를 모두 개별 지참하고 이동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김정숙 씨의 인도 방문 당시 문재인 정부는 ‘영부인 외교’라며 ‘대통령’에 준하는 절차와 의전을 받는다고 자랑했다. 참고로 외교부가 밝히는 ‘대통령 순방 절차’에 따르면 대통령급 인사의 해외 순방은 최소 2개월 이상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즉 김정숙 씨의 인도 방문 과정은 외교적으로 볼 때 결례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웃기는 점은 김 씨의 인도 ‘타지마할’ 방문 이후 우리 정부 관계자가 인도를 단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관계자들은 그동안 김정숙 씨의 인도 방문을 놓고 "허황후 기념공원 사업은 인도와 우리나라 관계에서 대단히 중요했다"며 "타지마할 방문을 위해 김 여사가 인도에 갔다는 건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해 왔다. 그런데 김 씨가 인도를 다녀온 뒤에는 아무도 인도에 가지 않았다.

문체부에 따르면 인도 허황후 기념공원은 2021년 12월 공사가 완료됐다. 완공식은 인도 측 사정으로 연기됐다. 2023년 11월 7일 허황후 기념공원 소재지인 우타르프라데시 주정부에서 주인도 한국문화원장에게 완공식 참석 요청 공문을 보냈는데 그 대상은 ‘고위인사’라고만 돼 있었다고 한다. 대통령이나 그 배우자, 장관급 인사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검찰은 김정숙 씨의 인도 타지마할 방문 의혹을 수사 중이다. 이것이 ‘영부인 외교’라는 김 씨 측의 주장과 달리 사실상 외유에 불과했다면 처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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