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이었던 지난 2017년 1월 15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선터에서 열린 손가락혁명군 출정식에 앞서 자리에 앉아 지지자들에게 환영을 받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이었던 지난 2017년 1월 15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선터에서 열린 손가락혁명군 출정식에 앞서 자리에 앉아 지지자들에게 환영을 받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다시 SNS 여론 몰이를 준비하려는 조짐이 보인다. 민주당은 최근 ‘대국민 소통단’을 모집하고 있다. 이를 두고 민주당 안팎에서는 "과거 당내에 분열을 일으켰던 ‘손가락 혁명군’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와 온라인 카페에는 "내가 민주당이고, 내가 이재명"이라는 ‘대국민 소통단’ 모집 글이 퍼지고 있다. 내용을 보면 ▲정부 정책 실시간 모니터링 ▲온라인 홍보 및 소통 전반 ▲정부 부당 행위 제보 및 고발 ▲언론, 유튜버 등 왜곡 및 가짜뉴스 고발 ▲국민 투쟁 활동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가운데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국민 투쟁 활동’이다. "대중과 함께 하는 투쟁 활동을 주도하여 윤석열 정부의 정치적 탄압과 검찰 독재에 맞서 싸운다"라며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국민의 저항 의지를 집결시키는 활동을 전개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윤석열 정부 정책을 감시하고, 이를 옹호하는 언론·유튜버를 압박하겠다는 뜻이다.

채널A에 따르면 민주당 관계자들은 "최근 이재명 대표가 비공개 회의에서 ‘당원들 화력이 예전만 못하다’라며 온라인 대응 강화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채널A 보도가 나간 뒤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 전용기 의원은 "느닷없이 혁명군 총대장이 됐다"라며 "윤석열 정부 폭주와 부당행위를 고발하고 가짜뉴스를 우리 손으로 바로 잡아 보자"면서 동참을 호소했다.

한편 이재명 대표 지시에 따라 ‘대국민 소통단’ 모집을 시작한 뒤 민주당 안팎에서는 ‘손가락 혁명군’이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손가락 혁명군’은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 때 유명해졌지만 실제로는 2015년부터 온라인과 SNS에서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가락 혁명군’은 2011년 이재명 당시 성남 시장 지지층이 온라인에서 정치적 개혁을 일으키겠다는 취지로 만든 조직이다. 이때는 ‘이재명과 소주 한잔’이라는 온라인 팬 카페였다. 2015년 ‘이재명과 손가락 혁명군’으로 팬 카페 이름을 바꿨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정치 세력화하기 시작한 건 2016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 가결되기 직전부터라고 한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대선이 다가오자 민주당 내 경쟁 후보 비방전에 나섰다. ‘손가락 혁명군’이 출정식을 가진 2017년 1월부터 대선이 치러진 5월까지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표를 향해 ‘치매설’을 퍼뜨렸고, 다른 후보들에 대한 가짜뉴스와 흑색선전 등을 마구잡이로 퍼뜨려 많은 비난을 받았다. 이들은 2017년 5월 대선이 끝난 뒤 ‘재명 투게더’로 이름을 바꿨지만 이후로도 온라인에서 이재명을 비판하는 사람을 공격·비방하는 행태를 멈추지 않았다.

당시 민주당 내부에서는 ‘손가락 혁명군’을 좌시하는 이재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이 대표는 오히려 당시를 그리워하는 듯하다. 지난 7월 전당대회 당시 이재명 대표는 "총구는 밖으로 향하자. 여러분, 힘이 남으면 댓글이라도 더 쓰고"라며 지지자들에게 온라인 여론몰이에 나서 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손가락 혁명군’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과거 SNS에서 ‘이석기 석방’을 비롯해 반미·친북·친중 성향 주장을 많이 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뿌리인 구성남이 경기동부연합의 본거지라는 점을 들어 ‘손가락 혁명군’이 주사파 성향 좌익 세력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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