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당국이 인민군에 비상을 걸었다. 13일 인민군 총참모부는 ‘한국 무인기 대비 감시경계근무 강화’를 지시하고 평양 방공감시초소에 벙력을 늘였다. 국방성 대변인과 김여정이 심야에 잇따라 담화를 발표하면서 "한국 군부가 추가도발 하면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공격하겠다"고 발표했다.
북측 발표에 따르면 휴전선(국경) 전방에 완전 무장한 북한군 8개 포병여단이 사격 대기 태세로 전환했다고 한다. ‘사격 준비 태세 완료’는 우리로 치면 전방에 ‘데프콘 1’이 발령된 상황과 비슷하다. 북한정권이 일단 대남 군사 긴장을 끌어 올리려는 모습임에 분명해 보인다. 물론 우리 안보당국은 국민 안전을 위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북한이 왜 갑자기 ‘흥분 상태’로 점핑(jumping)했는지 정확한 분석이 먼저일 것이다. 북한은 올해 들어 우리의 탈북 시민단체들이 보내는 대북 풍선에 대응한다면서 오물풍선을 남쪽으로 보냈다. 지난 11일까지 총 28차례 6000여 개 오물풍선을 내려 보냈다.
우리 탈북 단체들이 보내는 풍선에는 김정은 정권의 폭압정치, 주민들의 어려운 생활을 돌보지 않는 김씨 일가에 대한 비판과 함께 1달러 지폐·비상의약품 등등이 들어있다. 북한 주민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물품들이다. 과거 70, 80년대라면 북한도 우리와 비슷하게 대응했을 것이다. 남한 사회를 비난하면서 공짜로 대학 다니는 대학생 모습, 평양의 남녀 시민들이 쌍쌍이 춤추는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내려 보냈을 것이다.
문제는 지금 북한이 남측으로 내려보낼 만한 게 하나도 없고, 거짓 선전물을 보내봤자 이를 믿어주는 남측 군인들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을 대남 선전 당국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북측은 오물 또는 미량의 위험물질을 담은 풍선을 보내면서 속칭 남측의 ‘간을 보는’ 전술을 계속 해왔다.
북한은 주민들에게 전쟁 불안감을 계속 고취하면서 ‘준전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독재통치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지금 북한 내부 사정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다시 말해, 지금 북한정권의 ‘흥분 상태’는 80% 정도 대내 결속용, 20%가 대남 위협용으로 분석된다. 우리 안보당국은 이같은 북한의 전술을 꿰뚫어 보며 대비하면 될 것이다. 북한의 진성 도발은 대부분 사전 징조 없는 기습이다.
- 기자명 자유일보
- 입력 2024.10.14 15:15
- 수정 2024.10.1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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