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청년 지도자총회’, 유엔 美차석대사 만나 北인권 개선방안 제안
美 “북한 인권침해‧학대 밝혀낸 젊은 지도자들의 용기에 박수 보낸다”
北청년들 “사이버 범죄, 중러도 피해 가능성...대북제재 반대 안할 것”
탈북청년 유엔기구 일할기회‧中내 北노동자들인 합법망명 등 당부도
탈북 청년 리더들이 유엔 주재 미국 차석대사를 만나 북한의 사이버 범죄를 막기 위한 대북 제재 패널 설립 등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방안들을 제안했다.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에 따르면 탈북 청년들로 구성된 ‘2024 북한 청년 지도자 총회’ 회원 9명은 지난 3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에서 로버트 우드 차석대사를 만나 1시간가량 면담을 진행했다.
◇ “北, 사이버 범죄 통해 핵‧미사일 자금 조달...첨단 기술도 빼내는 등 폐해 커”
미국 대표부는 이날 “로버트 우드 대사가 오늘 북한 청년 지도자 총회 회원들을 만나 북한을 탈출한 그들의 이야기와 북한의 억압적인 정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며 “미국은 북한의 인권 침해와 학대를 밝혀낸 이 젊은 지도자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우드 대사를 만난 탈북 청년들은 탈북 동기와 과정, 미국과 한국 등에서의 정착 과정, 청년 지도자 총회 설립 동기와 목적,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제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청년들은 유엔의 대북 제재 전문가패널 활동이 종료된 것과 관련해 북한의 사이버 범죄를 막기 위한 대북 제재 패널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면담에 참석한 이현승 글로벌평화재단연구원은 “북한이 사이버 범죄를 통해 핵과 미사일 개발 등의 자금을 조달할 뿐 아니라 첨단 기술도 빼내는 등 그 폐해가 크고, 러시아와 중국도 그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대북 제재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 연구원은 “사이버 범죄가 이루어지는 공간이 중국과 러시아가 되고 중국과 러시아에서 인터넷을 북한에 제공을 한다. 중국이나 러시아가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도 생기기 때문에 이들이 사이버 범죄 관련 대북 제재 패널에 반대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 “北 사이버 범죄로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이면서도...IT 노동자들 강제로 수감”
유엔 기구에서 탈북 청년들이 일할 기회를 마련해 달라는 제안도 나왔다. 최근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북한 인권 실태에 대해 증언했던 탈북 청년 김금혁 씨는 “우드 차석대사에게 유엔 식량농업기구 등 유엔 기구에 탈북 청년들이 전무한 형편이라는 점을 전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유엔 기구에 훈련받고 교육 받아 잘 준비된 탈북 청년들이 일할 수 있다면 단순히 북한 실태에 대한 증언자로서가 아니라 정책이나 활동 계획 입안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접근을 할 수 있을 가능성에 대해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합법적으로 비자를 받아 중국에서 일한 북한 노동자들인 망명을 신청하면 중국 정부가 강제 북송하지 못하도록 유엔 차원에서 노력해 달라는 당부도 있었다.
최근 컬럼비아대 대학원을 졸업한 이서현 씨는 “북한이 사이버 범죄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이면서도 중국 주재 북한 대사관 지하 비밀 감옥에 IT 노동자들을 강제로 수감하고 있다” 며 “이들처럼 합법적으로 중국에 나와 있는 북한 사람들이 망명을 요구할 시에 국제법에 따라서 그들의 망명을 중국이 받아들여줘야 한다. 북송을 할 명분이 안 선다”고 주장했다.
앞서 탈북 청년들은 지난달 29일에는 유엔 주재 한국 대표부의 초청으로 북한 인권 간담회도 가졌다. 김상진 한국 대표부 차석대사는 이날 환영사를 통해 “북한 인권유린의 생존자로서 탈북 청년들의 이야기를 통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유엔 내 관심이 제고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