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 “중립국 제3자 감독 위해 참관할 예정..국제법 위반 규탄”
北 “대북전단은 ‘표현의 자유’고 우리는 ‘국제법 위반’이냐” 변명

전문가들 “南 대북풍선과 北 오물풍선은 의도 완전히 달라” 반박
“대북전단은 주민들 돕기 위해 좋은 의도로 풍선을 날려 보낸 것”
“폭압적 김정은 정권은 한국에 ‘악의적 의도’로 쓰레기‧오물 보내”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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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군사령부(유엔사)가 북한이 지난 28일 밤부터 한국으로 오물 풍선 수백 개를 날려보낸 것에 대해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지적하며 공식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남한의 대북전단 살포는 ‘표현의 자유’이고 자신들의 행위는 ‘국제법 위반’이냐며 변명했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의 대북 풍선과 북한의 오물 풍선은 그 의도가 완전히 다르다고 반박했다.

유엔사는 지난 29일 SNS인 X(옛 트위터)를 통해 “지난 5월 26일 일요일, 북한 국방성 부상 명의로 ‘폐지와 오물더미’를 한국에 살포하겠다고 위협한 뒤 지난밤 북한은 수십 개의 풍선을 군사분계선(MDL) 너머 한반도 여러 지역에 날려 보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풍선에는 분변과 기타 폐기물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며 “유엔사는 이 문제에 대해 공식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중립국 감독위원회가 제3자 감독을 위해 참관할 예정”이라고 했다.

유엔사는 또 “이 사건에 대한 특별 조사를 통해 사건의 세부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역 주민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물질, 예를 들어 분변과 기타 오염물질이 담긴 풍선을 대량으로 살포하는 군사 행위는 공격적이고 비위생적일 뿐 아니라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마야 나네즈 유엔사 대변인은 “북한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대우받기를 원한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분변과 기타 오염물질이 담긴 풍선을 이웃나라 영공으로 날려 보내 주민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행위는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를 수호하려는 노력을 방해하는 어떠한 국제법 위반 행위도 규탄한다”며 “북한이 이 문제와 잠재적 갈등과 긴장의 원인이 되는 다른 문제들을 논의하기 위해 대화의 장으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6일 조선중앙통신 담화에서 한국 대북단체의 전단 살포와 관련해 “국경지역에서의 빈번한 삐라와 오물 살포 행위에 대해 맞대응할 것”이라며 “수많은 휴짓장과 오물짝들이 곧 한국 국경지역과 종심(전‧후방) 지역에 살포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이어 28일 밤부터 가축 분뇨와 쓰레기 등을 담은 대형 풍선을 남쪽으로 날려 보냈습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후 4시 기준, 전국에서 북한이 날려 보낸 오물 풍선은 26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이러한 북한의 행위는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며, 우리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북한 김정은의 동생 김여정은 같은날 조선중앙통신 담화에서 “한국은 우리에 대한 저들의 전단살포는 ‘표현의 자유’라고 떠들고 그에 상응한 꼭같은 우리의 행동에 대해서는 ‘국제법의 명백한 위반’이라는 뻔뻔스러운 주장을 펴고 있다”며 “풍선이 날아가는 방향에 따라서 ‘표현의 자유’와 ‘국제법’이 규정되는가”라고 강변했다.

그러나 유엔사는 이 같은 김여정의 주장을 일축하고 북한의 행위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를 역임한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이날 미국의 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종류의 폐기물을 날려 보내는 것은 세균을 옮기거나 어디에 낙하하든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에겐 분명히 해롭다”며 “이는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유엔사의 입장을 지지했다. 

맥스웰 부대표는 또 “대북 단체들이 북한으로 보내는 풍선과 북한의 오물 풍선을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그들은 북한 주민들이 정보를 원하고, 그들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북한 주민들을 돕기 위해 좋은 의도로 풍선을 날려 보내고 있다. 반면 세계에서 가장 폭압적인 김정은 정권은 한국에 ‘악의적 의도’로 쓰레기와 오물로 가득 찬 풍선을 260개나 보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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