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위성 발사 실패 따른 정치적 부담 덜고자 '南적개심' 고조

29일 북한이 날려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풍선 90여 개가 전국 곳곳에서 발견됐다. 일부는 땅에 떨어졌고 나머지는 계속 비행 중이다. 풍선에는 대남전단을 비롯해 쓰레기나 분변 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
29일 북한이 날려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풍선 90여 개가 전국 곳곳에서 발견됐다. 일부는 땅에 떨어졌고 나머지는 계속 비행 중이다. 풍선에는 대남전단을 비롯해 쓰레기나 분변 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이후 우리 군이 강력한 군사 대응에 나서자 쓰레기나 분변, 전단(삐라) 등을 풍선에 매달아 살포하는 식의 적대행위에 나섰다.

29일 국방부에 따르면, 전날(28일) 밤부터 북한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대남 살포용 풍선 잔해가 경기와 강원 접경 지역은 물론 경북 영천 등 전국 곳곳에서 발견됐다. 이는 김정은이 위성 발사 실패에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해 ‘국면 전환용’ 도발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북한은 ‘대남 오물 전단(삐라)’를 살포한 직후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파 교란 공격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새벽 서해 연평, 강화, 파주, 인천 해상에서 GPS 전파 교란 공격을 실시했다. 동시다발적으로 공격을 감행하며 혼란을 키우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김정은은 전날 국방과학원 창립 60주년을 맞아 축하 방문한 자리에서 대남 도발 의지를 밝혔다. 김정은은 이 자리에서 위성 발사 실패 사실을 발표하며 도리어 그 책임을 대한민국에 돌렸다.

김정은은 "한국 괴뢰들은 정찰위성 발사를 놓고 그 무슨 도발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저들의 강력한 능력과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일환이라고 지껄이면서 공격편대군 비행 및 타격 훈련이라는 것을 벌여놓고 히스테리적 광기를 부리며, 무력시위로써 우리에게 정면 도전하는 짓을 감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분명 엄연히 좌시할 수 없는 매우 위험한 도발 행위이자 우리가 격노하지 않을 수 없는 명백한 국권 침해 행위, 용서 못 할 불장난"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우리 군은 지난 27일 북한이 일본 해상보안청에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고 통보한 것에 대응 격으로 전방 중부지역 비행금지선(NFL) 이남에서 전투기 약 20대를 동원해 공중 훈련을 진행한 바 있다.

김정은은 이를 거론하며 ‘괴뢰 한국의 무력시위’, ‘국권 침해 행위’ 등으로 규정하며 비난했다. 남측을 향해서는 "절대적이고 압도적인 단호한 행동", "군사적 보복력을 가동" 등으로 대응하겠다고 위협했다.

김정은의 이 같은 대남 비난은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에 따른 여론 악화를 바꾸려는 ‘국면 전환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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