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 교회 단속에 더 많은 법적 도구 제공...기독교 탄압 더 거세질 듯
‘교회는 먼저 공산주의자 되고, 그 다음에 기독교인이 되어야 한다’ 명시
최근 국영 삼자교회들도 공산당 위한 활동 주최, 특별회의 조직 등 추세
지방서는 관리들이 교회에 '공산주의 지지 공개 표명 강요' 사례도 나와
“건물몰수‧구타‧투옥 등 모든 공격 견뎌내고 굳건히 서 있는 교회들 봤다”
“성도들이 여전히 믿음 위에 굳게 서 있는 건 주님께서 능력 주셨기 때문”
중국이 이번 달부터 교회가 공산주의에 대한 비판을 중단할 뿐 아니라 공산주의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규정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이 새 규정은 지방 공무원들에게 미등록 교회를 단속할 수 있는 더 많은 법적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중국 내의 기독교 탄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6일 한국 순교자의소리(Voice of the Martyrs Korea, 한국VOM)에 따르면 지난 9월 1일 중국에서 발효된 ‘종교 활동 장소 운영에 관한 조치’는 ‘교회는 먼저 공산주의자가 되고, 그 다음에 기독교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중국 국가종교사무국은 현재 이 규정에 따라 교회가 계속 운영 허가를 받으려면 공산주의 홍보를 첫 번째 목표로 삼아야 하며, 이것이 교회의 종교적 신념을 홍보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특히 교회 운영과 관련된 이 규정의 제30조는 다음과 같다.
종교 활동 장소를 운영하는 단체는 아래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
(a) 종교를 믿는 시민들이 조국을 사랑하고, 중국 공산당의 지도력을 지지하고, 사회주의 핵심 가치를 실천하고, 우리나라의 모든 종교를 중국화하는 지침을 고수하고, 헌법과 법률과 규정과 규칙과 종교 사무 관련 조항들을 준수하도록 단결시키고 교육한다.
(b) 종교 단체들 각각 자체적으로 정한 규칙을 준수한다.
(c) 인력, 재정, 자산, 회계, 기록 보관, 보안, 화재 예방, 문화 유적 보호, 식품 안전 및 위생, 전염병 예방 등에 관한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개선하며, 그러한 시스템의 실행을 체계화한다.
또한 새 규정 제27조에는 ‘교회 지도자들이 조국을 사랑하고 공산당의 지도력을 지지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고, 제39조에는 '설교와 복음 전파의 내용은 우리나라의 국가적 상황과 시대적 특징에 부합해야 하며, 중국의 탁월한 전통 문화를 통합하고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을 반영해야 한다'고 돼 있다.
앞서 중국의 국영 교회인 삼자교회가 2022년 말 공산당 제20차 전국 대표 대회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주최했던 때부터 이러한 추세가 시작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공산당 정부에 등록된 항저우 쓰청 교회는 최근 공산당 국회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특별회의를 조직하기도 했다.
지방에서는 관리들이 공산주의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라고 교회에 강요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VOM에 따르면 지난 7월 3일 저장성 쉬니안 교회 간판 옆에 중국 공산당의 상징인 망치와 낫이 그려진 간판이 설치돼 있었다.
한국VOM은 “저장성의 한 목회자는 중국 종교사무국에서 주변 교회에 공문을 보냈다고 보고했다. 공문 내용은 모든 종교 장소 입구에 '중국 공산당을 사랑하고, 국가를 사랑하고, 종교를 사랑하라'는 글귀와 '중국의 상황 안에서 종교를 발전시킨다는 원칙을 옹호한다'라는 글귀가 적힌 대형 간판을 세워야 한다고 것이었다”고 전했다.
9월부터 시행된 새 규정으로 인해 앞으로 중국에서 이런 종류의 기독교에 대한 압박이 더 일반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새 규정이 정부에 등록된 교회들에 적용되지만, 등록되지 않은 교회들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29조가 미등록 기독교 단체들을 겨냥하고 있다. 제29조는 ‘어떤 예배 장소가 국민적 통합을 저해하고, 극단주의를 조장하고, 공공질서를 위반하고, 국외 단체와 협력하고, 국가의 규정을 위반하여 기부금을 받고, 승인되지 않은 종교 활동 등을 주관하는 것으로 간주되면, 즉시 철거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당국자들이 미등록 교회를 폐쇄하기 위해 중국 전역에서 점점 더 많이 사용하고 있는 구체적인 기소 유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숙 폴리 대표는 “중국의 미등록 교회들이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돌리는 그들의 소명을 신실하게 지킬 것으로 믿는다”며 “지난 몇 년 우리는 청두시 이른비 교회와 베이징 시온교회 같은 교회 성도들이 가택연금, 건물 몰수, 구타, 투옥에 이르기까지 당국의 모든 공격을 견뎌내고 굳건히 서 있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 성도들이 여전히 믿음 위에 굳게 서 있는 것은 당국의 공격이 약했기 때문이 아니라 최악의 역경에도 맞설 수 있도록 주님께서 능력을 주셨기 때문”이라며 “예수님은 오직 예수님 이름만 의지하는 모든 사람을 계속 보살펴 주실 것이고, 예수님의 교회는 중국에서 계속해서 확산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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