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수 LA특파원
김태수 LA특파원

한국시간 24일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방문한다. 이번에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의제 가운데는 우크라이나 관련 현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전략소통 조정관도 확인한 바 있다. 이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대한 어떤 방식의 합의도 해서는 안 된다"며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이 이뤄진다면 그 파장과 충격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연 그 말이 맞는가, 현재 돌아가는 판세를 살펴보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 14개월이 넘고 있다. 전쟁은 계속 진행중이고 언제 끝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서서히 러시아군의 사기가 다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전쟁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앞서 전문가들은 금년 봄에 러시아의 대대적 춘계공세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춘계공세는 없었으며 오히려 그 반대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곧 크림반도 지역을 공략할 태세를 취하고 있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탈환하고 러시아가 전쟁에 지게 되는 경우, 중국의 타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는 중국의 약화로 이어질 것이다. 중국의 영향력이 약화되면 동북아의 형세도 대대적 변화를 보일 것이며 그 속에는 북한도 포함된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라는 두 개의 큰 축을 잃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한반도에도 변화가 올 것이다. 일부에서는 통일의 초석이 될지도 모른다는 긍정적인 기대도 하고 있다. 물론 그런 예상은 너무 이른 감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의 명분 없는 침공이었다. 전쟁 발발 초기 중국은 중립적 입장을 취해왔다. 그러나 얼마전 시진핑이 러시아를 방문하고 푸틴과 공개적으로 두 나라의 연합관계를 선포했다. 이를 기점으로 중국은 공식적으로 러시아 편이 됐다. 그 이전에도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해 왔다는 것은 비밀 아닌 비밀이었다. 만약 러시아의 패색이 짙어지면 중국은 다시 태도를 바꿔 서방 편을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될 경우, 중국의 위신은 땅에 떨어질 것이며 중국을 바라봤던 여러 국가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중국·러시아에 동조한 북한도 타격이 있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결과와 한반도 통일을 견주어 보자. 독일 통일도 독일 독자적인 노력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당시 소련의 고르바체프가 무모하고 우유부단하며 아마추어적으로 개혁 개방을 했다. 그 결과 소련 붕괴로 이어졌다. 소련의 붕괴는 주변 위성국가의 연이은 도산으로 이어졌다. 만약 러시아 패배로 인한 타격이 시진핑 체제의 붕괴로 이어진다면, 고르바초프 소련 하의 동유럽과 유사한 조짐으로 북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렇다면 한반도에도 독일처럼 통일의 전개가 열리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북한 내에서 변혁이 일어나 현 왕조체제가 무너지거나, 민중봉기가 일어나 체제가 붕괴되고 궁극적으로 통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그러한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보다 현실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전 패배→중국 내부적 붕괴요인 발생→북한에 타격→김씨왕조 붕괴 등의 전개를 그려볼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실현가능성이 있고, 현실에 적용될 수 있는 가상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은 우크라이나 전쟁물자 지원을 높여가고 있다.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매우 적합하고 올바른 판단이다. 이재명 대표의 말은 국제정치의 판을 읽지 못하는 우물안 개구리 주장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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