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MBC)이 편파적인 보도로 스스로의 ‘격’을 떨어뜨리고 있다. 취재원의 윤리성이 의심되는 자료를 그대로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을 몸소 증명했기 때문이다.
MBC는 지난 16일 밤 자사 시사 프로그램인 ‘스트레이트’를 통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인 김건희씨의 통화 녹음내용을 공개했다.
MBC에 이 녹음파일을 넘긴 이는 좌파 인터넷 매체 ‘서울의 소리’ 이명수 기자다. 이 기자는 평소 김씨와 알고 지내던 사이로 김씨에게 ‘도와주겠다’는 제안을 하며 수십차례 사적 통화를 했다.
물론 정식 인터뷰 요청이 아닌 사적 통화 내용이라도 통화 당사자가 참여한 대화를 녹음한 것은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개인간 사적 대화’를 전제로 한 통화를 방송으로 전국에 내보내는 것은 문제가 다르다. 누구나 ‘사적’ 대화를 할 자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대화를 ‘공적’ 위치에 올려놓는다는 자체가 개인의 자유에 대한 침해이며 왜곡보도다.
하지만 그런 왜곡 시도에도 불구하고 ‘김건희 실드(방패) 쳐주는 방송이었다’는 평이 나올만큼 실제 방송 내용은 기획 의도를 한참이나 빗나갔다.
‘공영방송’을 표방하는 MBC지만 MBC의 왜곡보도는 이미 역사가 깊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논의가 나오자, MBC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에 관련해 ‘괴담’에 가까운 루머를 퍼트렸다.
미국 현지의 소 사육 농장을 방문해 다리를 펴지 못하고 주저앉은 소를 보여주며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바로 광우병에 걸리고 치매가 올 것처럼 ‘PD수첩’을 통해 주장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미국 농장의 주저앉은 소는 광우병이 아닌 다른 병에 걸린 소였고 3억명이 넘는 미국 인구 중 광우병 발병 건수는 3건이 전부였다. 그마저도 3명 중 2명은 영국 장기 체류 경험이 있고 나머지 1명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인생 대부분을 산 케이스다.
다시 말해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서 인간광우병에 걸린 사례는 아직까지는 없다. 그럼에도 MBC는 왜곡보도를 자행했고, 당시 PD수첩의 제작책임자였던 최승호PD는 MBC를 떠났다가 문재인 정부 들어 MBC 사장까지 지내며 승승장구하게 된다.
MBC의 이런 무책임한 보도행태의 원인은 노동조합이 회사 경영권은 물론 인사권까지 장악한 데서 기인한다.
MBC의 노동조합은 민주노총 소속의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제1노조)와 상급단체가 없는 MBC노동조합(제3노조)가 있다. 이 중 제3노조에는 전체 취재기자의 25% 내외만 속해 있다. 실질적으로 회사를 장악한 것은 제1노조다. 이들은 매년 입사하는 신입사원과 경력기자들에게 제1노조 가입을 강요하며 세를 불리는 데 골몰하고 있다.
왜곡보도를 해도 제1노조가 앞장서서 보호해주니 언론인으로서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할 취재윤리와 공정보도가 오히려 뒷전으로 밀려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