첸 카이거 감독의 중국 영화 ‘패왕별희’를 연상케 하는 일본 영화 한 편이 19일 국내 개봉했다. 일본 전통예술 가부키를 소재로 한 ‘국보’다. 일본 내 누적관객 1천만 명을 기록하고 역대 실사영화 흥행 2위를 차지한 여세를 몰아 한국 관객에게 다가섰다. 영화를 감독한 이는 재일한국인 3세 이상일 감독, 여전히 한국 이름으로 살고 영화를 찍어 발표하는 감독이다. 이 감독은 가부키의 온나가타에 매료돼서 ‘국보’를 시작됐다고 한다.일본 실사영화 역대 2위 흥행영화 ‘국보’는 일본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요시다 슈이치의 동명소설을 원작
밀로의 비너스상은 최근 왕관을 비롯해 값비싼 보석 유물을 도난당해 더욱 유명해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비너스상은 기원전 2세기 헬레니즘 시대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밀로의 비너스’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그리스 밀로 섬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며, 비너스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고대 그리스 아프로디테 여신의 다른 이름이다. 그리스 정부는 줄기차게 비너스를 반환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프랑스 정부는 세계 문화유산 보존의 이유로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그리스 밀로 섬에서 농부가 발견1820년 4월 어느 날, 그리스 에게해 밀로
로버트 노직(Robert Nozick, 1938~2002)은 20세기 미국의 대표적 정치 철학자이자 자유지상주의의 이론적 기초를 세운 철학자다. 노직은 1974년 하버드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무정부, 국가, 그리고 유토피아’라는 저서를 냈다. 이 책을 통해 세금의 무상분배를 비판하면서 최소국가(minimal state)를 옹호했다. ‘무정부, 국가, 그리고 유토피아’는 현대 정치철학의 전환점이 되었고, 개인의 자유와 국가의 정당성에 대한 논의를 새롭게 정의했다.평등·재분배 강조한 ‘차등의 원칙’에 반발노직은 초기 철학에 있
지난 2021년 공개 당시 오픈런 열풍을 일으킨 ‘이건희 컬렉션’이 해외 순회전에 나선다. 이건희 컬렉션이 한국 밖 나들이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공동 주최로 진행되는 이번 순회전시는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박물관에서 열린다. 이건희라는 한 예술품 수집가의 안목과 노력이 한국을 대표해 세계를 향한다.감정가 3조, 시가 10조 원 기증품2021년 4월 고(故) 이건희 회장 유족은 국공립미술관에 2만3000여 점의 미술품을 기증했다. 한 달에 100점씩만 걸어도 20년간 전시할
국립정동극장 30주년 기념작으로 소리극 ‘서편제; 디 오리지널’이 무대에 올랐다. ‘서편제’는 임권택 감독 영화로 익히 잘 알려져 있다. 그보다 먼저, 이청준 작가의 소설이다. 영화에 이어 뮤지컬까지 나온 마당에 고선웅 연출은 새삼 소리극으로 나섰다. 그러고보니 ‘서편제’는 소설이건 영화건 뮤지컬이건 그 기본은 소리 그것도 우리의 소리 창(唱)이었다. 무게감있는 중진연출가가 그 소리에 온전히 집중했다.첫 100만 관객 영화 ‘서편제’‘서편제’는 이청준(1939~2008) 작가가 1976년 발표한 연작 단편소설 ‘남도사람’을 원작으로
회화의 원근법(遠近法)은 사물을 완벽하게 재현해낼 수 있는 새로운 화법(畵法)이다. 원근법은 고대 그리스 로마의 화가들도 구사하긴 했지만, 과학적 원근법은 아니었다. 중세시대에는 종교적 주제와 위계질서를 강조하면서 사실적인 공간 표현보다는 인물의 중요도에 따라 크기를 결정하는 이른바 위계적 원근법이 사용되었다. 그러다가 15세기 젊은 화가 마사초에 이르러 수학적·과학적 원근법이 최초로 회화에 적용됐다.원근법을 연구한 화가들15세기 초,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에 건축가 필리포 브루넬레스키(Filippo Brunelleschi, 137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Charles Pierre Baudelaire, 1821~1867)는 19세기 프랑스 시인이자 미술평론가였다. 105편의 시가 수록된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시집 ‘악의 꽃’(Les Fleurs du Mal)은 낭만주의에서 상징주의로 넘어가는 문학사의 전환점이 된 기념비적인 시집으로 근대 시의 문을 연 미(美)의 혁명적 작품이었다. 현재성(modernite)을 강조한 그의 미술평론은 현대미술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고, 예술가들이 목가적(牧歌的) 자연을 넘어 도시를 예술의 중심 소재로 삼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
1000만 배우 황정민이 보모 할머니가 된다.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 얘기다. 2022년 국내 초연되어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이 작품이 황정민·정성화·정상훈 호화 라인업으로 무장하고 돌아온다. 특히 10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서는 황정민의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관객 입장에서는 원작 영화에 출연했던 로빈 윌리엄스가 새삼 그리워지기도 한다.스크린에서 브로드웨이로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로빈 윌리엄스 대표작인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로빈 윌리엄스(1951-2014)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카르페 디엠"으
아메데오 모딜리아니(Amedeo Modigliani, 1884~1920)는 비극적인 삶과 길쭉하게 변형된 인물 묘사로 유명한 화가이다. 모딜리아니의 인물화는 전통적 사실주의나 인상주의에서 벗어나 있다. 단순히 스타일의 실험이라기보다는 연약하고 고독한 인간 존재의 본질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인물화 속 가늘고 길게 늘어진 목, 얼굴, 눈동자 없는 텅 빈 눈은 덧없는 인간의 삶과 영혼을 응시하는 듯하다. 모딜리아니 작품을 한마디로 명명하면 비극적 아름다움이다.고대 미술양식 적용 독특한 스타일모딜리아니는 인물의 외형적 아름
영화 ‘대부’(Godfather)가 4K 리마스터링으로 돌아온다. 1편은 9월 17일, 2편은 10월 15일 재개봉 예정이다. 사람마다 1편이 마스터피스라니 2편이 더 걸작이라느니 갑론을박 하지만, 확실한 것은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영화계 속설을 ‘대부’는 뛰어넘었다는 것이다. 영화관에서 볼 기회가 없었을 MZ세대는 필히 관람, 부모세대는 추억과 함께 재관람할 영화다.대부 1(1972)2차대전이 끝난 1945년 뉴욕 5대 마피아 패밀리 보스 비토 콜레오네의 대저택. 막내딸 코니의 화려한 결혼식 장면으로 시작된다. 햇빛 눈부신
이탈리아 법학자·경제학자·계몽사상가인 체사레 베카리아(Cesare Beccaria, 1738-1794)가 1764년에 출간한 ‘범죄와 형벌’은 근대 형법학의 초석을 다진 기념비적인 책이다. 이 책은 당시 유럽의 잔혹한 형사법을 비판하면서 합리적이고 인도적인 형률 개혁을 주장했다. 잔혹한 고문과 사형이 당연시 되던 시대에 ‘범죄와 형벌’은 형사법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시키는 혁신적 사상이었다.베카리아는 ‘범죄와 형벌’에 이렇게 썼다. 형벌은 범죄를 예방하는 것에 필요한 만큼만 정해져야 하며, 범죄에 대한 복수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전지현·강동원 주연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북극성’이 9월 공개된다. 예고편 조회수는 이미 294만 회를 돌파했다니, 시청자들의 기대를 짐작할 수 있다. 13개국을 넘나든 촬영 스케일에 출연진 못지않게 제작진 면면도 화려하다. 영화계 스타들이 대거 참여한 ‘북극성’이 어떤 빛을 발할지 주목된다.강동원·전지현이 한 프레임에‘북극성’은 강동원과 전지현이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그동안 이 두 배우를 한 프레임에서 본 일이 없다.드라마는 평화통일 기원 미사 중 벌어진 대통령 후보 피격 사건을 중심으로 뻗어 나간다
전 세계 800만 명 이상 관객이 사랑하는 태양의 서커스 ‘쿠자’가 2025년 내한공연을 갖는다. 2018년 초연 당시 20만 명 이상 관객들이 봤던 그 공연이 업그레이드 돼서 다시 오는 것이다. 제목 ‘쿠자’는 상자·보물을 뜻하는 고대 인도어 ‘코자’(KOZA)에서 유래한 것. 아크로바틱 퍼포먼스와 위트, 환상적인 무대예술로 정평이 나있는 태양의 서커스를 보며 오랜만에 시선을 허공에 띄워 보자.서커스라는 장르의 재해석우리에게는 동춘서커스가 있었다. 그런데 점점 쇠락해지며 이제는 서커스 보기 힘든가 보다 했더니 어느 순간 번쩍 하고
팝아트라 하면 대부분 앤디 워홀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유명한 먼로 시리즈부터 캠벨수프 등이 워홀의 연관어다. 그에 비해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상대적으로 국내에 덜 알려졌다. 그의 이름과 대표작 ‘행복한 눈물’이 시선을 끌게 된 것은 아무래도 삼성그룹 관련 이슈일 것이다. 당시 사건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그림도 유명해졌고 그 가격 또한 덩달아 유명해졌다.예술 안으로 들어간 대중문화팝아트(pop art) 란 대중문화(popular)와 미술(fine art)이 결합해 생긴 새로운 장르다. 1950년대 후반 영국과 미국에서 시작된
게오르그 짐멜(Georg Simmel·1858-1918)의 ‘돈의 철학’은 지금으로부터 125년 전인 1900년에 출간된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체없는 돈’ 즉 현대의 암호화폐 스테이블코인(stablecoin)과 관련해 깊은 통찰력을 보인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에 연동(pegged)해 가치를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디지털 자산으로, 결제·송금 등 디지털 거래의 수단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스테이블코인이 일상화될 때 과연 돈은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될까, 인간은 돈으로부터 자유워질까.돈, 거래수단에서 점차 목적으로‘돈의 철학
350년 역사 파리오페라발레단, 280년 전통 마린스키발레단의 공통점은? 바로 한국인 수석무용수를 지녔다는 점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 안될 것 같은 종목이 스포츠에서는 피겨와 수영, 예술 쪽에서는 발레였다. 모두 체격조건이 우월한 서양인들 차지였다. 하지만 피겨는 김연아, 수영은 박태환이 그 벽을 깼다. 발레는? 지금 강력한 발레리나(노)들이 도장깨기에 나서고 있다. 전 세계 무용단에서 활약 중인 한국 무용수가 200명을 훌쩍 넘어섰다.파리오페라발레단의 별 박세은박세은은 세계 5대 발레단으로 꼽히는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에투알(프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를 사로잡고 있다. 지난 6월 공개 이후 41개국 넷플릭스 영화 부문 1위를 기록했으며, 수록곡은 빌보드 차트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영화 곳곳에 한국의 문화, 한국인의 풍습이 세밀하게 자리잡고 있어 한국인들에게는 공감대를, 외국인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K-컬처 재해석한 애니메이션‘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는 액션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K-팝 스타 루미·미라·조이로 구성된 인기 걸그룹 헌트릭스가 무대 밖에서는 악마를 사냥하는 데몬 헌터
우리가 너무 잘 아는 그림이 있다. 선과 색으로 이뤄진 단순한 그림, 빨강 노랑 혹은 파랑의 색들이 수평과 수직의 굵은 선들에 의해 나뉘어 있는 그림. 이 그림을 보고, 어 나도 그릴 수 있겠네 라는 말이 입언저리까지 맴돌았던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이 유명한 그림을 그린 화가가 피트 몬드리안이다. 왜 선과 색인가? 몬드리안이 그 선과 색을 찾기까지 여정을 알게 된다면 그 말도 안되는 말을 꺼내려던 입을 틀어막길 잘했다 싶을 것이다.사물의 겉모습을 걷어내다네덜란드 화가 피트 몬드리안(Piet Mondrian 1872-1944)
‘양철북’은 독일 작가 귄터 그라스(Gunter Grass: 1927-2015)의 대표작이다. 그라스는 2차대전 후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첫 독일 작가로 199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1959년작인 소설 ‘양철북’의 배경은 1920년대부터 1950년대 독일, 특히 1930년대 독일에 만연한 나치즘이다. 그라스는 자라지 않는 아이 오스카를 통해 나치즘의 광기와 인간들의 위선에 대해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그 스스로가 나치 친위대 복무 사실을 고백함으로써 전후 독일 지성사회에 큰 혼돈을 일으켰다.자라지 않는 아이 오스카소설은 정
예수님의 일생을 한 아이의 눈으로 근접거리에서 바라보는 한국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King of Kings)가 드디어 국내 개봉일을 확정지었다. ‘드디어’라는 표현을 넣은 것은 이 애니메이션이 미국 등 해외에서 이미 대단한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특히 북미에서는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한 봉준호의 ‘기생충’을 뛰어넘는 흥행을 일으켰다. 금의환향한 영화, K-애니메이션 위용을 널리 알린 ‘킹 오브 킹스’다.2000년 성서 속으로 타임슬립‘킹 오브 킹스’는 2000년 전 성서 속 예수 이야기를 한국적 감성과 스타일로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