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수익률이 37%로 외국인의 4분의 1 토막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인 투자자 수익률은 이 기간 코스피 수익률 48%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이 대형 반도체주를 쓸어 담는 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네이버와 이차전지주를 대거 담으면서 수익률 격차가 벌어졌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일까지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모두 지난해 말 대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외국인이 올해 들어 가장 선호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5조6590억원 순매수했다. 주가는 지난해 말 5만3200원에서 이달 8만9000원으로 67.3% 뛰었다.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인 SK하이닉스도 작년 말 17만3900원에서 이달 39만5500원으로 127% 급등했다. 올해 외국인의 SK하이닉스 순매수액은 3조5390억원에 달한다. 세 번째로 많이 사들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241% 올랐다. 지난해 말 32만1506원이던 주가는 이달 109만7000원으로 치솟으며 ‘황제주’(주당 100만원이 넘는 종목) 반열에 올라섰다. 이어 많이 담은 한국전력(77%), 현대모비스(26%), 효성중공업(259%), 카카오(56%), 이수페타시스(189%), 삼성전기(58%), 현대로템(355%) 모두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들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45.6%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47.9%)의 3배를 웃돌았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의 성적표는 외국인에 비해 저조한 모습이다. 개인이 올해 들어 국내 증시에서 많이 담은 10개 종목 중 6개 종목이 올랐으며, 4개 종목은 내렸다.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네이버로 2조690억원 순매수했는데, 올해 주가는 27.2% 올랐다. 반면 두 번째로 많이 담은 삼성SDI는 14.8% 하락했다. 순매수 3위인 현대차는 3.8% 오르는 데 그쳤으며, 4위인 SK텔레콤은 1.5% 내렸다. 이밖에 순매수 상위 종목 중 LG전자(-8.5%), CJ제일제당(-8.6%)은 내리고, 알테오젠(52.3%), 한미반도체(21.9%) 등은 오르는 등 종목별 차별화 양상을 보였다. 개인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37.0%로 외국인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47.9%)에도 못 미친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 주가가 올해 들어 대폭 상승하면서, 이들 업종을 중심으로 매집한 외국인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우세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 한·미 무역 협상 불확실성 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예상되지만,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투자 전략은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D램의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은 2027년까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도체 비중 확대의 적기"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