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존 클라크·佛미셸 드보레·美존 마티니스 공동 수상

왼쪽부터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한 존 마티니스·미셸 드보레·존 클라크 교수. /AP=연합

2025년 노벨 물리학상은 양자 역학 분야 연구로 강력한 차세대 컴퓨터의 방향성을 연 과학자 3인이 공동 수상했다.

노벨 물리학상 시상을 주관하는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7일(이하 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휴대폰, 카메라, 광섬유 케이블 등 양자역학에 의존하지 않는 첨단 기술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며 "차세대 양자기술의 근간을 마련한 존 클라크·미셸 드보레·존 마티니스 교수 등 3인에게 노벨 물리학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통상 양자 역학적 효과는 원자나 전자 등 미시 규모에서는 잘 드러나지만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거시 규모에서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은 초전도체로 만든 전기회로가 설치된 칩을 이용해 ‘양자 터널링’이나 ‘에너지 양자화’ 등 양자 역학으로만 규명되는 효과가 미시적 차원뿐만 아니라 거시적 차원에서도 구체적으로 드러난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은 모두 미국 대학에서 재직하고 있다. 1942년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태어난 클라크 교수는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에 재직 중이고 1953년 프랑스 파리 출신인 드보레 교수는 예일대와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UC 샌타바버라)에 근무하고 있다. 1958년 미국 출신인 마티니스 교수는 UC 샌타바버라에 재직하고 있다.

수상자 중 가장 연장자인 클라크 교수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새벽 2시에 걸려 온 전화로 노벨상 수상 소식을 알게 됐다면서 "처음에는 분명히 장난 전화라고 생각했지만 진짜라는 것을 알게 된 후에는 완전히 멍한 상태로 앉아 있었다"고 소감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올해 노벨상을 공동 수상한 동료를 언급하면서 "우리 연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전혀 몰랐다"며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기초과학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단순해 보이는 기초과학이라도 장기적으로는 핵심적인 응용 기술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올해 수상자들의 실험은 1984년과 1985년에 이뤄진 것으로, 당시에는 실험의 물리학적 의미에 집중했고 실용적 응용 가능성을 떠올리지 못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현대 기술의 근간이 됐다는 평가다. 올레 에릭손 노벨물리학위원회 위원장은 "(나온 지) 한 세기가 된 양자역학이 계속해서 새로운 놀라움을 주고 있다"며 "또한 엄청나게 유용하기도 하다. 양자역학은 모든 디지털 기술의 기초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한 3인은 상금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6억 4000만 원)를 똑같이 나눠서 3분의 1씩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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