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소년노동자에서 교육개혁 입법자까지

전 KAIST 교수 이군현 장로가 지난 25일 창원대학교 이룸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뉴스에이

"하나님 은혜였습니다. 지난 삶의 작은 흔적까지도 하나님의 긍휼과 손길이 아니었다면 저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전 KAIST 교수 이군현 장로(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 전 국회의원 4선)가 자신의 인생 여정을 책으로 담아내며 교육자의 길을 다시금 확인했다.

지난 25일 창원대학교 이룸홀에서는 ‘소년 노동자, 카이스트 교수를 넘어 한 사람의 삶이, 교육의 희망이 되다’(출판사 신서원) 출판기념식이 열렸다.

이군현 전 의원의 신간은 단순한 개인사가 아니라 한국 교육사의 축소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개인의 역경을 극복해낸 과정이 곧 한국 교육개혁의 여정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의원은 12세 시절 청계천 평화시장에서 재봉틀을 잡던 소년 노동자였다. 검정고시를 통해 학업을 이어간 그는 결국 미국 캔자스주립대에서 교육행정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KAIST 교수와 인문사회과학부 학부장을 거쳐 한국교총 회장으로 40만 교원을 대표했다.

그러나 교육제도의 한계를 느낀 그는 정치에 입문, 17대부터 20대까지 4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입법 활동 기간에는 유아교육법 제정으로 무상 유아교육의 길을 열었고, 평생교육 교원 처우 개선, 학군제 개편 등 굵직한 개혁을 추진하며 교육 불평등 완화에 기여했다.

/신서원

이 전 의원은 출판기념식에서 "교육에는 진보도, 보수도 없어야 한다. 대한민국 교육을 사랑해야 한다"면서 "지금 우리 교육은 우물 안 개구리식이다. 글로벌 교육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비전은 보이지 않는 것을 현실로 끌어들이는 힘이며,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특히 "개인의 역경은 불운이 아니라 배움의 기회"라며 교육의 본질을 재확인했다.

이날 여야 전·현직 인사들이 한목소리로 그의 여정을 축하했다. 현장을 찾지 못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주호영 국회부의장, 나경원 의원은 영상으로 축사를 전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 최학범 경남도의회 의장, 허홍 경남 18개 시군의장협의회 회장도 메시지를 보냈다. 교육계에서도 강은희 대구교육감, 강주호 교총 회장이 영상으로 참여했다.

또한 제자 윤선옥 씨는 스승에 대한 감사를 직접 전했고, 강석호 자유총연맹 총재, 김한표·김재경 전 의원, 조전혁 전 의원 등이 "이군현 전 의원의 삶은 곧 교육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장우 대전시장 역시 "따뜻한 인품과 분명한 교육철학을 지닌 분"이라며 존경을 표했다.

한편, 이 전 의원은 내년 6월 3일 치러질 경남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진영 후보군 13명 중 한 명으로 거론되며 교육현장 복귀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5일 창원대학교 이룸홀에서 ‘소년 노동자, 카이스트 교수를 넘어 한 사람의 삶이, 교육의 희망이 되다’(출판사 신서원) 출판기념식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에이
지난 25일 창원대학교 이룸홀에서 ‘소년 노동자, 카이스트 교수를 넘어 한 사람의 삶이, 교육의 희망이 되다’(출판사 신서원) 출판기념식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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