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원자재인 구리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미국 광산업체 프리포트 맥모란이 인도네시아 그라스버그 광산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구리 공급 계약을 이행할 수 없다고 밝힌 뒤 24일(현지시간) 구리 가격이 4% 가까이 급등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가격은 3.7% 상승해 t당 1만350달러(약 1450만원)를 넘어섰다. 로이터는 구리 가격이 15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앞서 프리포트 맥모란은 인도네시아 광산 계약분에 대해 통제 불가능한 요인으로 계약을 이행하지 못하게 됐음을 선언했다. 그라스버그 광산에서는 지난 8일 진흙더미가 흘러내리면서 최소 2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으며 구조 작업이 3주째 이어지고 있다. 프리포트 맥모란은 이번 사고로 2027년에나 이전 운영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 증시에서 프리포트 맥모란 주가는 10% 넘게 하락했다.

세계 주요 광산에서 기상 재해와 사고가 잇따르면서 구리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콩고민주공화국 카모아-카쿨라 광산이 홍수 피해를 본 데 이어 7월 칠레 엘테니엔테 광산에서는 터널 붕괴로 6명이 숨지면서 생산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구리 생산회사인 칠레 구리공사(코델코)는 엘테니엔테 광산 사고 여파로 올해 생산량이 기존 예상보다 약 11% 줄어든 30만t에 그칠 전망이다. 이들 세 광산의 생산 차질로 올해 전 세계 구리 생산량이 약 6% 감소할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