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업자득’은 ‘제가 저지른 일로 제가 그 결과를 얻다’는 뜻이다. 우리의 일상에서 부정적인 의미로 가장 흔히 사용되는 말 중 하나다. ‘업’(業)은 중국 고대 승려들이 산스크리트어의 ‘카르마’를 번역한 것이다. 즉 몸과 입과 뜻에 의해 저질러진 신업(身業)·구업(口業)·의업(意業)의 ‘삼업’(三業)을 가리킨다.
이 사자성어는 ‘정법념처경’(正法念處經)의 "비이인작악, 이인수고보. 자업자득과, 중생개여시(非異人作惡, 異人受苦報. 自業自得果, 衆生皆如是)"란 말에서 비롯됐다고 전해진다. 우리말로는 이렇다. "다른 사람이 악을 저질러 다른 사람이 괴로운 응보를 받는 것이 아니다. 제가 저지른 일로 제가 그 결과를 얻으니, 중생이 모두 이와 같다."
이 말은 처음 만들어진 중국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고 일본과 한국에서 많이 사용된다. 불교국가인 일본에서 예부터 관용어로 애용되던 말이 한국에 유입되어 널리 퍼진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유사한 의미의 ‘자승자박’(自繩自縛)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제 새끼줄에 제가 묶이다’로 풀이한다. ‘승’(繩)은 원래 ‘새끼줄’이지만 묶다·규제하다 라는 동사로도 활용된다. 그래서 중국어에서의 ‘자승’은 ‘스스로를 규제하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예를 들어 ‘이직자승’(以直自繩)은 ‘곧음으로 스스로를 규제하다’라는 의미다.
최근 정치권으로부터 ‘자업자득’이란 말이 자주 들려온다. 다수당 대표는 사법부를 향해, 검사 출신의 옛 당 대표는 검찰을 향해 각각 이 말을 퍼부었다. 미국에서도 얼마 전 피격 사망한 어느 젊은 우파 정치가에게 한 평론가가 방송에서 이런 악담을 했다고 알려졌다. 방송사는 그를 바로 해고했다. 이야말로 자업자득이다.
이 나라의 정치인들도 이런 일을 ‘타산지석’(他山之石) 삼아 자업자득의 결과를 초래하지 않도록 각별히 ‘자승’할 일이다. /前 서울여대 중문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