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의 영(英)은 꽃이다. 초두(艸頭)가 뜻을, 央(앙)이 음을 나타낸다. 꽃은 아름다워 사람의 빼어남에 이 글자가 많이 쓰인다. 영재(英才)·영준(英俊)·영민(英敏)·영특(英特) 등이 그렇다.
웅(雄)은 앞부분을 음으로, 새의 모양을 본뜬 隹(추)를 뜻으로 하여 원래 새의 수컷을 가리켰다. 암수라는 뜻의 ‘자웅’(雌雄)에 그 흔적이 있다. 동물의 수컷은 대체로 암컷보다 크고 씩씩하므로 웅(雄)자가 그런 의미를 띠게 됐다. 웅변(雄辯)이나 웅장(雄壯) 등의 말이 나온 연유다.
음을 대표하는 앞의 생소한 부분은 팔의 위쪽을 뜻하는 肱(굉)의 본 글자로 예부터 ‘공’ 또는 ‘굉’으로 읽었다. 다리와 팔을 함께 일러 고굉(股肱)이라 한다. 또 크다는 뜻의 ‘宏‘(굉)도 이 부분이 있어서 ‘굉‘으로 읽는다. 굉장(宏壯)이라는 말로 많이 쓰인다.
‘건괵’의 건(巾)은 수건이나 헝겊의 의미다. 巾과 國 두 자가 결합된 ‘괵’은 과거 여성들이 머리에 쓰는 두건(頭巾)과 같은 장식물을 가리켰다. 고구려에서 부인들이 이 ‘건괵’을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대단히 생소하고 음도 특이한 이 ‘괵’자는 얼핏 ‘국’으로 읽기 쉬우나, 고대 중국에서 이미 ‘괵’으로 읽었다.
청(淸) 초기에 나온 ‘강희자전’(康熙字典)은 당운(唐韻)을 인용, ‘古獲切’(고획절)로 표기하고 있다. 반절(反切)의 발음표기법으로 ‘획’의 ‘ㅎ’ 대신 ‘고’의 초성(初聲) ‘ㄱ’을 결합해서 읽으라는 말이다.
중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건괵’을 여자의 상징으로 삼았다. 따라서 ‘건괵영웅’은 여자영웅 또는 여걸이나 여장부의 뜻이다.
현임 여성 방송통신위원장은 다수당의 온갖 공격과 핍박으로 고난을 당하면서도 시종 꿋꿋하고 씩씩한 모습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가히 ‘건괵영웅’이라 할 만하지 않을까.
